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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1.18 11:05
특허출원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대개 “등록될 것이다”라는 기대를 품고 시작한다.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와 같지 않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등록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특허 제도의 본질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특허는 선행기술과의 차별성, 신규성, 진보성 등 다양한 기준으로 엄격히 심사되며, 그 과정에서 거절이유가 제시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따라서 특허출원 단계에서부터 “안될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을 전제하고 복안을 마련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특허가 등록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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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1.14 10:00
정부의 주택 공시가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동결에도 내년 서울 상급지 주택 보유세는 왕창 올라간다. 올해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 단지의 경우 1가구 1주택자라도 올해보다 보유세 부담이 30% 내외로 늘 전망이다.정부로서는 집값 상승에 따른 세수 증대가 매우 고무적일 것이다. 유주택자의 세금을 더 걷어 요긴하게(복지와 상생 등) 쓰겠다는 집권층의 의도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를 하니 세금이 더 걷히는 훌률한 정책을 펼친 것에 은연중 환호작약(歡呼雀躍)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정책 당국이 개입,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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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025.11.14 01:00
원팀. 주요 대기업들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 깐부치킨이라는 친근한 장소에서 재계 수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러브샷’을 나누는 장면은 몇 년 전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 만남은 우연한 친교가 아니라 수개월간의 외교·산업 협상의 결실이었다. 민간과 국가가 맞물려 돌아가는 현대판 ‘민간외교’의 한 장면이었다.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는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촉진하는 핵심 촉매다. 깐부치킨 회동 다음날 젠슨 황은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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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1.13 06:30
강남에 사는 대기업 부장 김모씨(52). 요즘 그의 얼굴엔 웃음기가 넘쳐난다. 올해 들어 부쩍 오른 집값 때문이다. 지난해 겨울 매입한 전용면적 84㎡(34평)짜리 대치동 아파트는 1년도 지나지 않아 10억원 넘게 올랐다.정부가 한 달 전 대출 규제 강화와 규제지역 확대 등을 담은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아파트 매매시장이 당분간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동안 오른 집값을 생각하면 걱정할 일도 아니다.이웃 주민들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문재인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중과라는 초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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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1.11 07:30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우리의 존재와 가치를 알리고 설득하려 할 때는, 상대방이 이미 가지고 있는 심리적 허들, 즉 마음속 장벽을 제거하거나 넘어서는 일이 필요하다. 이 허들이 내부적으로 자연스럽게 제거되는 상황이면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외부의 설득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요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 지점에서 특허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몇 건의 등록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 상대방은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그 기업이 해당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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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1.10 16:17
한국 제약산업의 역사는 곧 이름의 역사다. 이름은 단순한 상호가 아니다. 한 시대의 가치관과 산업 구조, 그리고 기업이 세상에 전하고자 한 철학이 녹아 있는 언어다.1897년 동화약품의 출범으로 시작된 한국 제약의 여정은 창업자의 이름에서 철학 중심의 이념형 네이밍으로, 그리고 글로벌 시대의 기술 중심 영어식 이름으로 흘러왔다. 이름의 변화는 곧 산업의 진화와도 닮아 있다.가장 오래된 제약사 동화약품은 이름부터가 상징적이다. ‘동방의 밝은 빛’이라는 뜻을 가진 동화는 조선 말기 근대 의약의 시작을 알렸다. 활명수라는 이름 역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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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025.11.07 09:47
정부가 또다시 수요 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고가주택 대출 규제 강화, 다주택자 세 부담 유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시장에 더는 움직이지 말라"는 강력한 신호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거래는 얼어붙고 시장은 숨을 죽였다. 통계상 집값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그것이 곧 주거 안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집을 살 수도, 전세를 구할 수도 없는 현실 속에서 서민과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더 큰 불안을 느낀다. 숫자상 안정이 삶의 안정을 보장하지 못한다.정부는 '투기 수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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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1.07 00:00
젠슨 황 엔비디아(62)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 여운이 만만찮다. 후폭풍도 거세다.무엇보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우리나라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의 파장이다. 엔비디아가 황 CEO 방한에 맞춰 한국에 ‘선물 보따리’로 풀어놓은 것에 대해 반응이 뜨겁다.GPU는 AI 혁명을 이끌 심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품귀현상을 빚는다. 돈이 있어도 세계시장에서 살 수 없을 만큼 공급에 한계가 있다.엔비디아가 GPU 제공을 발표하자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 도약의 기대로 설렜다. 그 혜택을 받게 될 기업의 주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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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1.06 15:00
한국인은 지금 한류(韓流) 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비티에스(BTS) 등 K팝 스타들의 맹활약으로 글로벌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한류가 화려하고 강력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어디를 가더라도 ‘코리아(Korea)’, ‘꼬레아(Corea)’, 칸고쿠(韓國)에 강한 프라이드(자부심)를 느끼지 않을 한국인은 없다. 한국인 대부분이 글로벌 현장에서 높아진 국가 위상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5000년 대한민국 역사에서 지금처럼 '국가 품격(品格)-국격'이 높은 때는 없었다. 어느 때보다 높아진 국격(國格)의 바탕에는 수많은 아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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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1.05 15:37
한국 대중음악 산업에서 방시혁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기획자’가 아니다. 구조를 새로 쓴 ‘개혁가’이다. BTS의 성공과 HYBE의 세계화는 한 개인의 예술적 감각을 넘어 그가 설계한 산업의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를 둘러싼 상장과정에서 있었던 의혹과 법적 논란이 ‘도덕적 프레임’으로만 소비되고 있어 안타깝다. 냉정히 말해 지금의 공세는 ‘법적 사실’보다 ‘감정적 프레임’이 앞서 있다.방시혁 의장은 현재 경찰로부터 ‘IPO 관련 허위공시’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HYBE의 상장 과정에서 일부 지분 매각 시점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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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1.04 11:52
세상 어딘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유사한 아이템을 고민하고, 비슷한 발상을 현실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는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다. 생각과 시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느냐의 갈림길은 타이밍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발명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발명을 권리화하는 실행이 제때 이루어져야 한다.타이밍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장에서 먼저 움직인 경쟁자에게 우위를 내줄 수밖에 없다.획기적인 제품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기업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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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025.11.02 08:00
제네릭 공화국. 국내 제약시장을 일컫는 말이다. 숱하게 많은 제네릭이 허가되고, 또 사라진다. 문제는 이 구조가 경쟁과 효율을 낳지 못한 채 불신과 낭비만 남겼다는 데 있다.최근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발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성분명 처방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제네릭 간 효능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정부조차 제네릭을 믿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제네릭 대체조제를 장려하는 정부가, 동시에 효능 차이를 이유로 성분명 처방을 주저하는 모습은 자기모순에 가깝다.정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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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0.30 16:16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가 주목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 값진 성과를 도출했다. 그동안 온 국민이 마음을 졸일 만큼 롤러코스터 흐름을 타오던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정부-기업-국민이 '원팀'이 돼 끈질기고 치열하게 임했던 협상의 결과물이다. 한국경제인협회나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환영했다. 두 정상은 지난 29일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한 치의 양보없는 샅바싸움을 해오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는 2000억달러는 현금투자로, 1500억달러는 우리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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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0.28 07:18
특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출원해야 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좋은 발명을 착안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그 발명을 기술 요소와 결합해 출원 문서로 정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더 나아가 출원했다고 해서 반드시 등록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등록까지 이어가는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며, 설사 등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특허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결국 특허를 다룰 때는 기술적 사고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비즈니스적 의사결정의 사고가 필요하다.기업들은 흔히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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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025.10.24 14:11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돈과 계약, 자비를 둘러싼 재판극이다.상인 안토니오는 친구의 구혼을 돕기 위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면 살 1파운드를 내주겠다는 조항에 서명한다.배가 침몰해 빚을 갚지 못하자 샤일록은 계약대로 살을 요구하며 법정에 선다. 그러나 법정은 계약보다 자비를 택했다.판사로 변장한 포샤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살만 베라”는 논리로 샤일록의 요구를 무력화시켰다. 정의는 세워졌지만 계약의 신뢰는 무너졌다.400년 전 이야기지만, 도덕의 잣대가 법의 결론을 흔드는 장면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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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25.10.24 09:51
제약산업은 연구개발로 성장하지만, 위기는 공급망에서 시작된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제약시장에 불어닥친 원료의약품(API) 공급 차질, 물류비 급등,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산업의 체질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지금, 한국 제약산업 역시 이 구조적 불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30%에 불과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원료의 70%가 수입산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원료의 대부분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상황에서,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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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2025.10.24 09:42
최근들어 몽골 부정부패범과 일반 사기 범죄자의 한국 피난 문제가 몽골 오피니언 리더층은 물론 재한 몽골인 사이에서 심심찮게 거론된다. 특히 몽골 고위층 부정부패 연루자들과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몽골 국내 수배 전후에 출국, 한국에 숨거나 서울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정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몽골 국민과 재한 몽골인 중에는 이같은 범죄 연루자의 ‘한국 활용’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사이좋은 한-몽 관계에의 작은 금이라도 생길까 우려해서다.몽골은 올해 6월 물러난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