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돈 아이피허브 대표

세상 어딘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유사한 아이템을 고민하고, 비슷한 발상을 현실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는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다. 생각과 시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느냐의 갈림길은 타이밍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발명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발명을 권리화하는 실행이 제때 이루어져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장에서 먼저 움직인 경쟁자에게 우위를 내줄 수밖에 없다.
획기적인 제품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기업도 있지만, 그럴 자신이 없다면 반드시 특허라는 포석을 마련해야 한다. 특허는 제품을 지키는 방패이자,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다.
하지만 이 장벽을 세우지 못하면 시장에서의 우위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특허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이 경쟁의 무대에 올라설 최소한의 준비이며, 이를 소홀히 하면 아무리 좋은 발명도 의미를 잃는다.
문제는 실행이다. 특허를 확보하지 못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결국 돈이다.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원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실행하지 못한다. 전문가를 통해 명세서를 작성하고, 출원 절차를 밟고, 필요하다면 우선심사까지 진행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면 특허는 머릿속 구상으로만 남고 만다. 결국 “우리에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라는 말은 반복되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아 시장에서는 아무 영향도 남기지 못한다.
실제 사례에서도 이런 현실은 자주 드러난다.
한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출원을 미뤘다. 불과 몇 달 뒤 유사한 아이디어를 다른 기업이 먼저 출원해 등록을 받았고, 결국 원 개발자는 자신이 만든 기술을 사업화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밀려났다.
반대로, 또 다른 소기업은 어렵게 모은 자금으로 핵심 기술에 대해 조기에 출원을 진행했고, 우선심사를 통해 1년 안에 등록까지 마쳤다. 이 특허는 이후 투자자들에게 기업 가치를 설명하는 핵심 근거가 되었고, 해외 진출 시에도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두 기업의 차이는 아이디어의 수준이 아니라, 타이밍과 실행력에 있었다.
특허는 바람이나 열정만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 기술을 보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문 인력을 통해 문서화와 전략을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한 재정적 자원도 필요하다.
자원이 부족한 기업이라면 더욱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발명을 특허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사업적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시장성과 연결된 발명부터 출원해야 한다. 경영자가 이 과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타이밍과 실행력은 생존과 직결된다. 발명이 구체화되면 실행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생각만 하다가 시간을 보내면, 같은 아이디어를 다른 누군가가 먼저 출원할 가능성이 높다.
특허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반드시 경영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특허 비용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기업의 권리와 시장 기회를 지켜내는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특허 의사결정을 단순히 열정이나 의욕에 맡기지 말고,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과 자원 배분을 통해 현실화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경영자가 중심을 잡고 결단해야 한다.
특허는 결국 타이밍과 실행력에서 성패가 갈린다.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누가 먼저 권리화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머뭇거림을 줄이고, 실행에 나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제때 실행하고, 시장의 흐름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특허를 기업의 무기로 만드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