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회장 아들 홍원식·홍범석 상무 사임
단백질·건기식 등 신제품 통한 수익성 개선 주력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존 오너 일가와의 줄다리기로 경영권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남양유업 재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해 최근 그의 두 아들까지 완전히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의 두 아들인 홍진석 경영혁신추진단장(상무)과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상무)이 지난달 22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홍 전 회장 등을 포함한 기존 이사진을 정리했다.
올 1월 대법원이 한앤코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이 한앤코 측으로 넘어간 데다 아버지인 홍 전 회장까지 사임하면서 두 아들들도 자진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60년간 이어진 홍씨 일가의 경영이 완전히 정리되면서 남양유업도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새로운 수장으로 남양유업 내부 인사인 김승언 사장을 앉혔다.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를 선임해 적자인 실적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의 연 매출은 지난 2020년 1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2022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매출 2342억원,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2400억원)은 비슷했지만 영업손실(157억원)은 52.9%로 크게 줄었다. 대리점 갑질 의혹, 불가리스 사태, 경영권 분쟁 등 악재를 걷어내며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고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출산과 유업계 경쟁 심화로 매출이 소폭 하락했으나 비용 절감과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영업손실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이 같은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지난해 영업손실도 2022년 대비 17% 줄인 바 있다.
한앤코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우유업계가 단백질, 성인 영양식, 식물성 음료 등을 개발하며 우유 시장 위축에 돌파구를 찾는 반면 남양유업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경쟁 업체보다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은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와 단백질·건기식 등 신제품 시장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병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 '오테이스타', '플로라랩' 등을 키우는 한편 '테이크핏 당케어', '테이크핏 케어당 제로' 등 건기식 라인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아울러 업계에선 사명 변경, 백미당 매각, 신사업 투자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아이들에게 우리 분유를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경영권 분쟁 등 일련의 부정적 사태를 겪으면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사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게 한앤코 측 판단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흑자전환 등 최대한 빠른 실적 개선을 위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