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산 멸균우유 수입액 33% 증가
장기 보관 가능, 저렴한 가격 등 소비 증가
유업계, 펫푸드 시장 진출 등 사업 다각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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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우윳값이 오르고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반면 가격이 저렴한 수입우유 수입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이 같은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 수입액은 3094만달러(약 413억원)로 전년 대비 약 33%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수입액과 중량을 기준으로 4배 안팎 상승했다.

수입 우유는 135~150도에서 2~5초간 가열한 뒤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멸균우유를 말한다. 멸균우유는 국내 제조사가 생산하는 흰우유와 비교해 영양성분 등은 큰 차이가 없고 무균포장용기를 사용해 상온에서 1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반대로 국내 우유 제품 판매량은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의 우유 소매점 총 매출은 2020년 2조4652억원에서 2021년 2조1841억원, 2022년 2조176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1월까지 1조9589억원을 기록해 2조원을 밑돌았다.

우유 물가 상승률이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멸균 우유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멸균우유 수요가 많아지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도 멸균우유를 도입하거나 품목을 확대하는 추세다. 

매년 원유값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가팔라지는 만큼 국산과 수입 우유와의 가격 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우유·분유를 중심으로 한 본업 대신 신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분유를 활용한 단백질 제품 출시부터 외식사업 운영, 반려동물 시장 진출까지 신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4월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을 론칭하고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이 브랜드는 50년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 노하우로 장, 면역, 관절, 눈케어 영양제 등 4종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에이징케어, 호흡기케어, 구강케어, 스트레스케어 등 4종을 추가 출시했다.

일동후디스 측은 저출산 위기 속 사업 다각화 성공 사례로 꼽히는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에 이은 신사업으로 꼽고 있다. 

앞서 일동후디스는 저출산에 따른 위기감으로 단백질 시장에 진출해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2020년 단백질 보충제인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출시, 3년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달성했다.

2022년에는 고령층·환자 등을 위한 케어푸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매일유업도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2018년 가장 먼저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하고 누적 매출 4400억원을 올렸다. 이외에도 '어메이징 오트' 등 대체우유, '셀렉스'를 앞세운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커피 전문점인 '폴바셋',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분유류·유제품 카테고리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양유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단백질 음료 및 대체우유·건강기능식품 제품 출시와 함께 B2B(기업간 거래) 및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 우유로는 100% 캘리포니아산 리얼 아몬드를 담은 '아몬드데이'를 출시했다. 건기식 제품으로는 55년 분유 제조 노하우를 활용한 건기식 분말 단백질 제품 '테이크핏 케어'가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오너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사모펀드 운용사를 새 주인으로 맞아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 주인인 한앤코의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을 활용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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