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설탕 들어가는 식품 물가 줄줄이 오를 가능성 커져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우유에 이어 설탕 가격까지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빵이나 커피, 음료 등 식품 전반에 들어가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탓에 하반기로 갈수록 식품 물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오는 10월부터 음용유에 쓰이는 원유 가격을 리터당 88원 인상한 1084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리터당 49원 올린데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가공유에 쓰이는 원유 가격도 87원 올린 887원에 공급할 계획이다.
낙농진흥회는 물가 안정을 위해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원유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유제품 가격이 많게는 20%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편의점에 납품하는 토핑형 발효유 제품 ‘비요뜨’ 가격을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인상하려고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서울우유 측은 “비요뜨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납품가격을 편의점과 추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서울우유는 한 발짝 물러났지만 업계에서는 유제품 가격 인상이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데다 원유를 사용하는 식품업계나 외식업계에도 가격 인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 인상이 우유 가격은 물론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은 매년 있어왔다. 지난해 말 우유 가격이 오르자 커피빈코리아는 올해 1월 우유가 포함된 음료의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또한 빙그레는 메로나와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의 원유 공급계약 사정이 달라 오는 10월 인상분이 바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원유가격 외에도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많이 올라 가격을 인상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설탕 가격까지 오르면서 식품 물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제 설탕 가격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최근 10년 동안 톤당 7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으나 지난 5월 700달러를 돌파한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생산량 급감이 있다.
브라질, 인도, 태국 등 주요 산지들이 올해 이상 기후를 겪으면서 설탕 수확량이 줄었다. 특히 전 세계 설탕 생산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가 자국에서 생산되는 설탕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 불안정이 심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제반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을 묶어두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먹거리 물가는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