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칩' 등 비슷한 제품 줄줄이 출시
"잘팔리는 제품 따라가는게 여러면서 이득"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농심 '먹태깡'의 인기가 이어지자 비슷한 콘셉트의 과자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식품업계의 베끼기 관습이 또다시 재현되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 7월 출시한 먹태깡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흥행하자 롯데웰푸드가 이달부터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판매를 시작했다.
명태라는 기본재료 위에 청양고추와 마요네즈 맛을 첨가했다는 점에서 두 제품은 유사하다. 더구나 출시 시기가 불과 2달 차이라 롯데웰푸드가 농심 제품을 따라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다만 롯데웰푸드 측은 노가리칩이 "안주용 과자 유행을 따라 연초부터 출시를 준비한 제품"이라는 입장이다.
먹태깡이 출시됐을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먹태깡과 롯데웰푸드의 '오잉'이 비슷한 맛이라는 의견은 이미 있었다. 한 소비자는 "롯데웰푸드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참고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비슷한 맛의 과자에 청양고추와 마요네즈를 추가해 새로 내놓은 것은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시된 지 얼마 안된 노가리칩도 먹태깡 맛과 비슷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품절 조짐이다.
롯데웰푸드는 자사몰인 스위트몰에서 지난달 28일부터 노가리칩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준비된 물량은 오픈 당일 1시간도 안 돼 모두 소진됐다.
'먹대', '청양', '마요' 등 키워드가 들어간 과자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자 중소 식품업체들도 유사한 과자 제품을 앞다퉈 내놓는 중이다.
편의점인 CU는 PB 상품으로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내놨고 상일제과는 GS25를 통해 '먹태쌀칩 청양마요맛' 판매에 나섰다. 식품 유통사인 유앤아이트레이드는 먹태와 감자를 혼합한 '먹태이토 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식품업계에서 흥행 제품을 모방하는 제품의 출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초코파이다. 오리온이 1974년 개발해 내놓은 초코파이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이후 롯데 초코파이, 크라운 쵸코파이 등 수많은 유사 제품을 양산했다.
또한 해티가 2014년에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공장 증설에 들어갈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자 농심이 곧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출시했고 오리온은 포카칩 스윗치즈와 오감자 허니밀크를 선보였다. 롯데는 꼬깔콘 허니버터맛을 내놨다.
식품업계 내에서 모방 제품 출시는 이미 관행적으로 자리잡은 탓에 법적 대응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력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제과 레시피는 특허법이나 실용신안권으로 보호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식품의 경우 투입되는 연구개발비 대비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탓에 일단 성공한 제품을 따라가는 베끼기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유행이 도는 속도가 워낙 빨라 오랜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출시보다 일단 잘팔리는 제품 하나를 따라가는게 여러가지 면에서 이득"이라며 "더구나 업계가 너나할 것 없이 미투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삼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