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수 반년 만에 700여 개 줄어
인건비 등 비용 부담 커진 탓

편의점업계 폐점이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 '점포 수=매출'이라는 공식을 깨고, 포화에 접어든 시장 환경에서 수익성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4만8003개로 지난해 말(4만8722개) 대비 700개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KOVA)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마트24까지 포함한 주요 편의점 4사의 점포 수는 5만4852개로 추정되는데, 점포 수가 반년 만에 700여 개 줄어든 셈이다.
실제 편의점 점포 확장 추세는 근래 확연하게 꺾였다.
산업부 통계를 보면 2018년까지 전년 대비 10%를 웃돌던 편의점 점포 증가율은 2019년부터 5% 안팎으로 주저앉았고 지난해에는 2∼3%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는 1%를 밑돌았다. 지난 3월은 0.3%에 그쳤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인데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부담은 커진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편의점 업계 1, 2위인 CU와 GS25 모두 상반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지난 상반기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영업이익 9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25는 762억원으로 17% 줄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적자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업계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 현재 한국의 편의점 밀도는 인구 1000명당 1개로, 일본(2000명당 1개), 대만(1500명당 1개)을 웃돈다.
시장에서도 편의점의 향후 성장성을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상훈·김태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화하는 소비 침체에 가장 방어적인 편의점마저 타격이 있다"며 구조적인 저성장 단계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일반적으로 전통 유통업종 대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프리미엄을 받아왔는데 최근 편의점 성장률 둔화로 밸류에이션 갭(격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에 편의점 업체들은 폐점 위기에 처한 가맹점에 지원금 및 마케팅 등 비용을 지원하기보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이마트24가 지난해에만 463개 점포를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보다 적자 폭도 약 30% 확대됐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1만4265개이던 점포를 지난해 1만2152개로 2113개 폐점했다. CU는 연간 출점 목표를 700개에서 300개로 낮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