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부담에 HMR 수요↑
"브랜드·제품·가격 3박자 갖춰야"

고물가 여파로 외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외식 물가 부담이 HMR 시장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높아도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프리미엄 HMR 제품까지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엄 HMR 제품도 '각광'…유명 셰프·맛집과 협업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22년에 5조원을 돌파(5조8500억원)했다. 2023년에는 시장이 더욱 커져 6조53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HMR 제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도 2012년 13.2%에서 올해 들어선 5가구 중 1가구가 넘는 26.4%로 집계됐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HMR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HMR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실제 이마트가 서울 유명 식당인 금돼지식당과 협업해 선보인 HMR 제품인 '피코크 금돼지식당 김치찌개'는 올해 1월~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명식당과 협업해 개발했다는 점과 김치찌개라는 스테디 셀러 메뉴가 합해져 금돼지식당 김치찌개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HMR은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시리즈 중 소불고기 전골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4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4.7% 뛰었다. 같은 기간 비비고 곱창전골 매출도 88.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지가 올해 1분기 기준 최현석 셰프와 협업한 '한우 함박스테이크'는 50만개, '신신고깃간 한돈한우 직화스테이크'는 46만개 판매됐다. '해운대 암소갈비집 양념갈비' 역시 9만개 판매량을 기록했다.
편의성 위주의 제품이 다수였던 HMR 시장은 밀키트처럼 영양을 고려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계속 크고 있다. HMR에 편견이 있던 소비자도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HMR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온라인 시장도 큰 역할을 했다. 온라인 시장은 간편식 중에서도 냉동 간편식에 관한 심리적 거리감을 줄였다. 매장에서 냉동 제품을 사려면 냉동고 문을 열어야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제품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HMR 시장 "브랜드·제품·가격 등 소비자 니즈 반영해야"
HMR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브랜드 △제품 △가격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MR제품이 일상식의 영역으로 진입한 만큼 한끼 식사 대용으로의 품질을 갖추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품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학과 교수는 "간편식을 넘어 일상식으로 확장된 상황에서 HMR과 일상식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단계까지 왔다"며 "실제로 소비했을 때 'HMR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도록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업체에서 해썹 인증이나 제품을 유통·이동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게끔 해서 식중독균 검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유통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