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대로 치솟아
가격 경쟁력·방한 관광객↓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계엄 반대 집회를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계엄 반대 집회를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면세업계 경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이미 내국인 소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를 유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 10일(1430.90원)부터 11일(1434원)까지 2거래일 연속 1430원대로 출발했다가 12일(1429.10원)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1430원대로 복귀했다.

환율 상승은 이날로 다가온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정국 불안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이날 표결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30원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열릴 대통령 탄핵 2차 표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달러 선호도를 높이는 재료로 소화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증시 외국인 순매도, 역내외 저가매수 유입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율(원화 가치 하락)이 더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방한 외국인 마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세계 각국은 한국에 대해 여행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방한 예정인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미루거나 취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바운드 여행사에는 "지금 한국을 방문하기에 안전한 것이 맞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겪어온 면세업계는 최근 탄핵 정국까지 발생하며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들의 내·외국인 합계 매출은 약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합계 매출액인 1조3300억원보다 16.4% 감소한 수치다.

면세업계는 최근 고환율과 중국 경기침체, 여행 소비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세점 실적 부진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1·2분기 적자에 이어 3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16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3분기 각각 382억원과 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해외 국가에서 한국을 여행 기피 국가로 지정하는 분위기가 있어 면세점, 여행사 등 관광업종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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