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출 줄어 직격탄
내년 전망도 암울…"정부 지원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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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업황 악화에 면세업계가 보릿 고개를 넘고 있다. 국내 면세점의 10월 매출은 1년 전보다 16% 넘게 빠졌다. 업계에선 체질 개선 등 자구 노력을 넘어선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1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10월 내국인 매출은 11.2%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22.4%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방문객 수가 늘어남에도 매출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0월 면세점 방문객 수는 257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지난 1월부터 10개월 내내 증가세다. 객단가가 높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대신 개별관광객(FIT) 비중이 높아진 덕분이다. 다이궁(보따리상)에게 송객수수료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진 지는 오래다. 

외국인 쇼핑 장소가 시내면세점에서 헬스앤뷰티 전문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등으로 전환된 영향도 크다.

올해 면세점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 모두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연간 매출 14조원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17년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4조4684억원을 기록했었다.

주요 면세점들은 비용 감축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분주하다.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8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11월 창사 첫 희망퇴직을 받았다. 

더 암울한 것은 면세점의 내년 전망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호텔신라 매출 성장률은 5% 둔화할 것"이라며 "매출과 이익 모두 실적 불확실성은 더 길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이어 "면세점 산업의 중장기 성장 여력에 대한 신뢰가 회복돼야 평가가치(밸류에이션)와 실적 추정치 상승에 의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3~4분기엔 전 분기 대비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이 증가하며 면세점들의 단기 실적 예측 가시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면세점 수익성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고객 다변화 등 자구책 마련과 함께 정부의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경 연장, 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 완화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산업 규모가 7년 전으로 돌아가며 쪼그라든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선행되는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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