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은행에서만 상반기 2조5000억원대 발행 러시
자본 인정에 30년 이상 만기… 금리 부담에도 ‘인기’
개인투자자 투자매력도↑ “리스크 낮추려면 전문가 도움”

금융업권 전반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상당수 예정돼 있어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지주·은행 등 은행권에서만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2조558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
금융사별로는 우리금융지주가 8000억원으로 발행규모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4000억원, 358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이외에 농협금융2100억원, 부산은행 1000억원 등 적지 않은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졌다.
현대·KB국민·롯데카드도 총 56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반기에도 금융사의 자본 확충이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롯데카드가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이 각각 5000억원, 1000억원의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 고금리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통상 30년 이상의 만기가 긴 영구채권이다. 여기에 발행 금액을 자본으로 인정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고 5년 뒤 콜옵션(조기상환권)도 행사할 수 있다.
후순위채 대비 금리부담은 더 높지만 금융사들이 신종자본증권에 집중하는 것은 회계상 기본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본 비율을 안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자본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후순위채권 대비 변제 순위가 밀리다 보니 회사채나 채권보다 발행금리가 높다.
최근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3.47~3.55% 수준을 형성하고 있지만 신종자본증권은 3% 후반대에서 4%대의 확정금리로 5년간 정기 이자를 지급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투자자들도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고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같은 비대면 채널에서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만 만기가 되는 5년 이내 매도하거나 돈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채권 발행 조건상 위기 발생 시 발행사에서 해당 채권을 은행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상각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투자경험이 많지 않다면 투자상품에 어떤내용이 담겨있는지 상세한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전문가의 도움이 받아 투자하면 리스크를 낮출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