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회장, 카카오헬스케어와 협업 등 신사업 육성
대표 교체시 기업 간 협업 유지 담보될 수 없을 듯

아워홈의 '남매 간 전쟁'이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곧바로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으면서 회사는 퇴임 이사제에 돌입했다. 퇴임 이사제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됐지만 이사회가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지 못하면 기존 대표이사가 임시로 대표이사직을 맡는 제도다.
업계에선 막내인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선임에 실패하면서 그간 구 부회장이 주도해 온 아워홈의 신사업 분야 푸드테크가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아워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됐다. 함께 올랐던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 사내이사 선임 건, 구 전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건 등은 모두 부결됐다.
앞서 장녀 구미현씨는 임시 주총을 하루 앞두고 자매들에게 서한을 보내 "오빠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손을 들겠다"며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의견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푸드테크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초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전략중 하나로 '푸드테크·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도입에 방점을 찍었다.
아워홈은 지난 4월 카카오헬스케어와 AI 기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아워홈의 헬스케어 프로그램 '캘리스랩'을 통해 식단과 영양 컨설팅을 받은 소비자의 건강 상태 변화를 카카오헬스케어가 보유한 AI 기반 스마트 혈당 관리 솔루션 '파스타' AI 기술을 활용해 추적하고, 상태에 따라 맞춤형 헬스케어 콘텐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구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도 참석해 최첨단 기술의 식음산업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국내외 유망한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구 부회장은 또 올해 신년사에서도 "아워홈은 일반적인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테크 기술에 기반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식음업계의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남매 전쟁에서 구 부회장이 재선임에 실패하면서 그가 추진해 왔던 사업이 최악의 경우 중도에 고꾸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구 부회장이 직접 타 기업과 손을 맞잡아 온 터라 대표이사가 교체될 경우 사업 추진과 유지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장녀 미현씨가 아워홈 경영을 해본 경험이 없는 데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 역시 회사 경영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도 리스크로 꼽힌다. 구 전 부회장은 이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경영권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투자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용은 없어 당장 큰 타격이 있다기보단 미래 먹거리 준비가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워홈 내부의 거버넌스 이슈로 외부 파트너와의 신뢰관계가 깨지고 시장에서 손잡기 힘든 파트너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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