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관련 공정위 심의, 쿠팡과의 갈등으로 위기감

CJ올리브영. ©연합뉴스
CJ올리브영. ©연합뉴스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CJ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승승장구하던 올리브영에 제동이 걸렸다. 올리브영의 경쟁력인 압도적인 오프라인 점유율과 온라인 확장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그룹 내 최연소 CEO에 오르며 주목받은 이선정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역대급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기업공개(IPO) 기대감을 키웠으나 시장 독점 이슈와 쿠팡과의 갈등이 악재가 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빠르면 이달 전원회의를 열고 올리브영의 시장 독과점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경쟁 업체인 랄라블라, 롭스 등과 납품업체가 거래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에 위배됨에 따라 올리브영을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내 H&B 시장에서 운영 점포수를 기준으로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57.2%에서 2022년 68.3%, 올 1분기에는 71.3%까지 높아졌다. 경쟁업체들이 하나 둘씩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점유율이 급격히 확대된 것.

이를 바탕으로 올리브영 실적은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매출은 2조7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117% 늘어난 208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2745억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9.8%에 달했다.

그러나 곧 있을 공정위 심사에서 올리브영을 독과점 사업자로 보고 제재가 가해지면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공정위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도 있어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24일 쿠팡이 "중소 뷰티업체의 이커머스 입점을 방해한다"며 올리브영을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해 이슈가 됐다. 

대규모 유통업법 13조는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쿠팡 측은 올리브영이 시장 지위를 이용해 판매 상품의 약 80%에 달하는 중소 뷰티업체들의 이커머스 거래를 제한해왔다고 주장했다.

최근 잇따라 터진 악재들로 올리브영은 난감한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점유율 확대로 기업가치를 올려 IPO를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발목이 잡힌 탓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CJ그룹이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내부 승진한 이선정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당시 그룹 최연소 CEO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리브영의 경쟁력 강화와 IPO 완수라는 임무를 맡은 이 대표 앞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리브영의 IPO는 CJ그룹 경영권 승계와도 연결되는 문제라 주목된다. 

업계는 올리브영의 상장이 그룹 승계 작업의 중심에 있다고 평가한다. 이 회장의 두 자녀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함께 지분을 갖고 있는 유일한 계열사여서다.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51%)이고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11%),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4.21%)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영의 IPO 이후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으로 3세들이 지주사인 CJ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올리브영이 공정위 조사 등으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에 이어 최근 쿠팡이 제기한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혐의 조사로 인해 공정위 이슈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진 만큼 IPO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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