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매출 2조원 근접...멀티 홈·멀티 장르, 글로벌 시장서 구체적 성과

K-팝의 글로벌 확장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월드투어 흥행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원에 근접하며, 하이브는 다시 한 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 매출 7264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분기 최대 매출을 갱신한 하이브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약 1조93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다.
3분기 직접 참여형 매출은 4774억원으로 전체의 약 66%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 진의 글로벌 솔로 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의 월드투어 등 글로벌 공연 흥행이 이어지며 공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4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컴백이 다소 적었던 영향으로 음반·음원 부문 매출은 1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매출 등 간접 참여형 매출은 2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특히 MD 및 라이선싱 부문은 1683억원으로 70% 성장하며, 투어 관련 MD와 응원봉, IP 기반 캐릭터 상품 판매가 성과를 견인했다.
하이브의 글로벌 성장 축인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도 본격적인 결실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의 ‘가브리엘라(Gabriela)’는 빌보드 ‘핫 100’ 37위까지 오르며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했고, ‘날리(Gnarly)’는 11주째 차트인을 이어갔다. 캣츠아이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Best New Artist’와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 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 3300만 명을 돌파한 캣츠아이는 북미 13개 도시 16회 규모의 첫 글로벌 투어를 전 회차 매진시켰다. 같은 레이블 소속의 신인 걸그룹도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 중이며, 내년 봄 일본 OTT 플랫폼을 통해 최종 멤버 구성을 공개할 예정이다.
플랫폼 부문에서도 위버스가 성과를 냈다. 디지털 멤버십과 광고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대로 3분기 누적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위버스는 오는 18일 중국 음원 플랫폼 QQ뮤직에 ‘위버스 DM(프라이빗 채팅)’ 서비스를 오픈하며 이용자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내년에는 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와 아티스트 성장세에 힘입어 이커머스·디지털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3분기 영업손실은 422억원(영업이익률 -5.8%)으로, 북미 사업 구조 개편과 신규 아티스트 투자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코르티스(CORTIS)와 산토스 브라보스(SANTOS BRAVOS), 무사(MUSZA) 등 신인 데뷔와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따른 초기 비용이 약 6%p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경준 하이브 CFO는 “단기적으로는 신규 팀 데뷔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팬덤 확장과 IP 기반 사업 강화로 성장 구조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에서는 매니지먼트 중심에서 레이블 중심으로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약 6%p 추가 반영됐다. 하이브는 내년부터 구조 개편 효과와 방탄소년단 활동 재개로 북미 수익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핵심인 K-팝 부문은 올해도 10~15%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를 기점으로 비용 요인이 대부분 해소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