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수익성↓…롯데만 선방
명품은 매출 정체기 극복 돌파구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반클리프 아펠. (사진=롯데백화점)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반클리프 아펠. (사진=롯데백화점)

백화점업계 올해 1분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불황 장기화와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직격타를 맞은 탓이다. 기후 변화 여파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패션 카테고리 판매 상황이 부진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업계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실적은 모두 전년과 비슷하거나 뒷걸음질쳤다.

해외 유통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본 롯데만 영업이익이 개선됐고, 신세계와 현대는 수익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분기 매출이 80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44.3% 급증했다.

무엇보다 해외사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1분기 해외 백화점 사업은 매출이 6.2%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분기에 외형성장과 수익성에서 모두 쓴맛을 봤다.

신세계의 매출(6590억원)과 영업이익(1079억원)은 0.8%, 5.1% 각각 줄었고 현대백화점도 매출은 5890억원,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0.8%, 5.7%씩 감소했다. 극심한 소비침체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상품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소비심리 위축과 이상 기후 여파로 지목된다. 올 1분기에는 겨울 의류 판매의 핵심 시점이었던 2~3월이 평년보다 따뜻했고 이로 인해 고가 겨울 패션 매출이 부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백화점의 2월과 3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6%,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연간 기준 백화점 전체 매출의 30∼50%를 차지하는 패션은 예년보다 추운 날씨 탓에 1분기 실적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지난 2~3월 백화점 3사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도 성장하지 못했다.

백화점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악재가 겹친 소비 환경 속에서 이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롯데백화점은 주요 상권에 있는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서울 중구 본점에 1층에 '반클리프 아펠', '그라프' 등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서울 명동에 있는 옛 제일은행본점 건물을 리뉴얼해 쇼핑·문화 복합공간 '더 헤리티지'를 오픈했다. 1~2층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 매장이 들어섰고 매장 내부에 70여점 이상의 예술 작품, 오브제, 가구 등이 함께 전시됐다. 올해 하반기엔 국내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이 입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명품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루이비통 멘즈, 프라다 멘즈 등 남성 전문 매장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셀린느 매장 신규 오픈을 준비 중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1분기 날씨와 국내외 불확실한 정세로 인한 소비심리가 주춤한 가운데 패션 장르가 많이 침체된 상황"이라면서도 "2분기부터 패션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고 국내외 정세가 안정화되면서 백화점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