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인추천' 서비스로 차별화
가격 비교 기능 없애 고객 '록인'
쿠팡 물류 따라잡을지 미지수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면서 국내 1위 e커머스 쿠팡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해 이용자 선호도, 과거 구매 이력, 맥락·의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이용자 입장에선 AI의 추천을 받아 자신이 원하는 상품, 흥미를 느낄 만한 상품을 손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선 구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용자를 타깃팅할 수 있다.
배송 서비스도 '네이버도착보장'에서 '네이버배송(N배송)'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오전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오늘배송',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내일배송'을 비롯해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 배송 옵션이 세분화됐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1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받고, 무료 반품과 교환도 주문당 1회 기본으로 제공된다.
새벽배송과 무료 반품·교환을 토대로 로켓배송 이용자 수를 급속도로 늘린 쿠팡과 배송 품질에서도 맞대결에 나선 셈이다.
유통업계는 네이버가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에 쿠팡에 버금가는 물류를 갖출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기술 기반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로 네이버가 지난 10여년간 구축해온 쇼핑 생태계는 더욱 확장되고 이용자들의 쇼핑 경험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이용자에게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특별하고 소중한 탐험의 장소가 되고, 판매자에게는 AI라는 강력한 비즈니스 수단을 지원해 더 큰 성장의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털 네이버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은 올해 온라인 유통 업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네이버가 4417만명, 쿠팡이 3293만명이었다. 누적 회원이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역시 쿠팡 와우회원(1400만명 추산)에 맞설 수 있는 네이버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가격비교 기능 배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다나와와 에누리닷컴과 같이 여러 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메타쇼핑몰(이하 메타) 역할을 해왔다.
메타서비스는 전자상거래의 교차로 같은 역할이다. 소비자와 셀러를 직접 중개해주기도 했지만 셀러를 보유하고 있는 이커머스에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간접중개도 해준다. 가격 비교가 쉬운 만큼 최저가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번에 네이버가 쇼핑앱을 출시하면서 가격비교 기능을 없앴다는 건 사실상 네이버 쇼핑 고객을 확실하게 '록인(Lock in)'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른 이커머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셀러들과 소비자를 중개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네이버쇼핑 유료회원이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실상 이들이 다른 이커머스로 가는 것을 막은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유료회원 모두를 자사 앱에 가두고 직접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네이버 고객들은 네이버 자체가 아닌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에 충성도가 있는 것으로, 쇼핑으로 분리했을 때 이 고객들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