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경기 둔화 여파…구직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증가폭이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7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만5000명(0.8%)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하는 추세로, 2003년 '카드대란'의 영향을 받은 2004년 1월(7만3000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건설업에서는 감소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3만8000명으로 기타운송장비, 식료품,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늘었으나 섬유와 금속가공 업종에서는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는 1만 7000명 감소하며 1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043만8000명으로 보건복지, 전문과학, 교육, 숙박음식, 운수창고 업종에서 증가했으나 도소매와 정보통신 업종에서는 감소세가 지속됐다.
건설업 가입자는 75만4000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8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성별로 나눠 보면 남성 가입자는 841만6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9000명 증가했으며, 여성 가입자는 675만8000명으로 10만7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5만9000명), 50대(6만8000명), 60세 이상(14만6000명)에서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10만7000명)와 40대(-5만1000명)는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40대의 경우 고용률이 늘고 있어 고용 감소보다는 인구 감소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따라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3만1000명 증가한 2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월 증가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의 약 27%가 외국인이었다.
한편 1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8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6000명(7.9%) 줄어들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4000명(2.3%) 줄었으나, 지급액은 9747억 원으로 356억 원(3.8%) 증가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지급액이다. 아울러 지난해 연간 누적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69만7000명, 누적 지급액은 11조7405억원으로 나타났다.
천경기 과장은 "인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급액이 증가한 것은 지급받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 변화와 지급 단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월 중 워크넷을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3만5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만1000명(42.7%) 줄었다. 신규 구직 인원은 47만9000명으로 3만3000명(6.5%) 감소했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0.28로, 1월 기준 199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천 과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건설업, 사업서비스 등에서 경기가 둔화해 기업들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 구인 인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니 기업들도 채용을 조금 유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 등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10만∼14만명 정도로 전망했으나 고용보험 신규 가입이 안 되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적인 고용 상황을 볼 때 11만명대 증가가 그렇게 낮은 수준은 아닌 듯하고 2월에 조금 더 회복한 후 앞으로 10만명대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