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물가 상승률 1%→4%
외식 물가도 3.2% 올라… 13개월 만 최고

경기 침체 속에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계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가 많이 구매하는 식품 34개 품목 중 24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평균 7.1% 올랐다.
품목별 상승률은 맛살 가격이 50%로 가장 높았고 커피믹스 34.5%, 고추장 25.8%, 콜라 22.6%, 컵밥 22.2%, 카레 18.0% 등의 순이다. 이 밖에 참기름(13.3%), 즉석죽(13.2%), 간장(12.4%) 등도 높은 가격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4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값이 4.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1%)을 웃돌기도 했다.
외식 물가도 지난 4월 3.2% 올랐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1분기 서민 소득이 작년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114만원으로 전년보다 1.5% 줄었다.
이처럼 가계 부담이 늘어난 이유는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릴레이 탓이다.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정국의 혼란을 틈 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에는 눈치를 보느라 가격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31일부터 맥심 모카골드 가격을 9% 올렸고, 롯데웰푸드도 8개월 새 과자와 아이스크림 수십개를 두 차례 인상했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에 이어 전날 스프 가격도 올렸다.
가격을 인상한 식품·외식업체는 최근 6개월간 60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물가 상승세가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원재료값, 관세,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새 정부 들어 물가 상승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건 당면과제지만 한번 오른 가격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