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줄여…저소득층은 고물가에 지출액↑
월평균 소비지출, 가구당 295만원…평균소비성향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늘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늘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늘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정책 등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535만1000원)은 1년 전보다 4.5% 늘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득도 2.3% 증가했다.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7% 줄었다. 이는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소비지출은 가계 운영을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며 사용한 비용을 의미하며, 세금·연금·보험료·이자·이전 지출 등은 제외된다.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가구 소비지출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주류·담배(10.8%), 교육(28.2%), 음식·숙박(8.0%) 등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소비지출이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락·문화(11.5%), 보건(11.2%) 등 일부 항목에서 소비가 늘었지만, 교통·운송(-7.6%)과 의류·신발(-3.3%) 등에서는 지출을 줄인 결과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 소득은 줄었지만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면서 소비지출이 늘었다"며 "반면 5분위 가구는 자동차 구입 등 일부 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균소비성향은 69.8%로 1년 전보다 2.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22년 2분기(-5.2%) 이후 최대 하락폭이며,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에서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7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었고, 흑자율도 30.2%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소득 대비 소비 여력이 늘었음에도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신중하게 이뤄지는 것은, 작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통계청 과장은 "1분기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가 좋지 않았다"라며 "최근 3개 분기를 보면 소득과 비교해 소비 위축이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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