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 8구역, 삼성물산 시공사 선정...9구역도 DL·현대 컨소 유력
공사 중단됐던 11·12·13·15도 공사 재개되며 '재개발 탄력'
장위자이레디언트 등 뉴타운 내 분양권도 신고가 이어져

일부 지역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며 한때 '반쪽짜리 뉴타운'이라는 오명을 썼던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개발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모든 구역에서 사업이 재개된 데다가, 이달 장위8·9구역이 연이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26일 11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2025 주민총회'를 개최한다.
현재 업계 내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DL이앤씨-현대건설 컨소시엄이다. 지난 2월 진행됐던 두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유일하게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수의계약 전환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장위8구역 조합도 지난 19일 주민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앞선 두 차례 진행된 입찰에서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장위8구역은 총 2801가구의 '레미안 트리젠트'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장위뉴타운은 부동산 호황기던 2006년 서울시 제3차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됐다. 186만7000㎡ 땅을 15개 구역으로 나눠 아파트 2만3846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이 공개되면서, 서울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 뉴타운 출구정책과 주민 갈등, 부동산 침체 등으로 6개 구역(8·9·11·12·13·15)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위뉴타운 해제 지역 곳곳에서 반전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올해 3월 18일 국토교통부가 12구역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로 지정하면서, 모든 구역에서 사업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8·9구역은 각각 서울주택토지공사(S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시행사로 참여하는 공공재개발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고, 11구역은 지하철 돌곶이역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으로 사업 방식을 변경해 서울시에 입안 신청을 한 상태다. 13구역은 구역을 분할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대상지 선정을 추진 중이다. 15구역은 정비구역 해제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현재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부족했던 교통망도 개선될 전망이다.
2027년에는 장위뉴타운에 상계~하계~월계~미아사거리를 거쳐 고려대~제기동~왕십리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한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C노선이 1호선 광운대역을 경유하게 되면 장위뉴타운 북쪽까지 직접적인 수혜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처럼 재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각종 호재가 겹치면서 장위뉴타운의 시세도 함께 오르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 7일 13억9500만원(23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3월 같은 평형이 11억3475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2억 넘게 오른 셈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25일 12억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근처의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권 역시 지난달 29일 12억4646억원(19층)에 손바뀜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위뉴타운이 개발사업과 교통 호재가 몰려 있는 것은 맞지만, 입주 물량 등을 파악해 신중하게 접근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동대문 근처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이 많기 때문에 장위뉴타운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교통 호재 등을 따져봤을 때 입지 자체는 좋은 축에 속한다"면서도 "다만 구역별로 정비사업 진행 단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입주 물량 추이를 지켜보고 접근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