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이어 농심도 네덜란드에 법인
'물류 효율성' 높아 유럽 수출 전진기지로

최근 K-라면 업체들이 '네덜란드'에 깃발을 꽂고 있다. 유럽 시장의 성장세와 다양성에 주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럽의 라면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0억 달러 규모다. 최근 5년간(2019년 ~ 2023년)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한다.
농심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테스코(Tesco·영국), 레베(Rewe·독일), 알버트 하인(Albert Heijn·네덜란드), 까르푸(Carrefour·프랑스 및 유럽 전역) 등 핵심 유통채널에 판매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030년 3억 달러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삼양식품은 네덜란드를 지난해 8월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공략의 허브로 삼았다.
삼양식품에 이어 농심까지 네덜란드를 유럽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은 것은 물류의 효율성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유럽 내 최대 수준의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는 로테르담 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구와 연계된 철도와 육상 교통망 등 물류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우수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용이하다.
한국 라면의 해외 판매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4억6700만달러(약 6700억원)였던 라면 수출액은 이듬해 6억달러를 넘겼고, 2022년 7억6541만달러, 2023년 9억524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억달러를 훌쩍 넘긴 12억4838만달러(약 1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수출량 역시 2019년 13만7285t에서 지난해 31만445t으로 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에 대한 라면 제조사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출시와 더불어 브랜드 인지도 확장을 통한 신시장 개척과 신규 유통망 입점을 추진해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신규 생산공장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에는 베트남 공장 설비 증설을 위해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울러 무슬림 시장을 겨냥한 할랄 인증 제품 생산도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양식품도 해외 라면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앞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에 첫 해외공장건립에 들어갔고, 당장 오는 6월에는 밀양 2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