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겨울 의류 판매 30% 신장
봄 마케팅 2주 미뤄…오는 28일부터 본격 나서 

사진=롯데백화점
사진=롯데백화점

한파특보가 발효되는 등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백화점의 봄 마케팅도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의류를 비롯한 패션 카테고리 부분이 백화점업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봄 신상품과 겨울 아우터 등 이월상품을 함께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통상 백화점에서 봄은 1월, 여름은 3월, 가을은 7월, 겨울은 9월부터 해당 계절에 맞는 의류들이 각각 입고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재고 소진을 위해 진행하는 시즌별 세일 시점은 봄이 3월 말, 여름이 6월 말, 가을이 9월 말, 겨울이 11월 중순으로 수십 년째 굳어져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평년 대비 기온이 상승하며 여름이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가을이 짧아지는 등 기상이변이 생기면서 기존의 사계절 구분보다 유연한 운영이 필요해지고 있다.

보통 2월 중순이 되면 백화점들은 본격적인 봄·여름(S/S) 시즌에 돌입하지만, 최근 백화점은 아직 겨울 옷을 벗지 못한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통상적으로 2월로 들어서면 S/S 상품 진열이 90%, 가을·겨울(F/W) 상품이 10%로 봄 상품이 대부분 모습을 보이지만, 최근 강추위로 80%대 20%의 진열 비중으로 겨울 상품을 소폭 늘린 상황이다. 

2월 백화점 봄 신상품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S/S 상품과 F/W 상품의 판매 비중은 각각 40~60% 수준으로 비슷하게 집계되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S/S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영하권의 늦추위가 2월 말까지 이어지자 패션 상품군 매장에서는 F/W 상품을 약 30% 가량 유지하고 있다"며 "겨울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과 봄 신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중첩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B백화점 관계자는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F/W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아우터 품목에 대한 진열을 지난해보다 소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C백화점 관계자도 "최근 겨울 의류 재고가 많이 팔려서 판매하는 기간을 1~2주정도 연장한 상황"이라며 "이달 1~23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아웃도어 실적은 30% 신장하며 2월 예상치 못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했다.

이처럼 기후 위기에 날씨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면서 전사적으로 전략을 바꾼 곳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 사, 한국패션 산업협회와 손잡고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백화점업계의 봄 마케팅 시기도 2주가량 미뤄졌다. 통상 2월 중순부터 봄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올해엔 오는 28일부터 봄 신상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올해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라는 일부 기후학자의 전망이 나오면서 백화점들도 유연하게 대응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패션부문에서는 ▲시즌리스 콘텐츠 확대 ▲하절기 시즌 특화 팝업 진행 ▲날씨에 따른 마케팅 진행 일정 조율 등 연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른 여름 날씨 예보에 대비해 '롱섬머(Long summer)' 기획 상품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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