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9년만에 ㈜신세계 회장, 정교선 14년만에 현대홈 회장
롯데그룹 인사 이르면 11월 말께 단행할 듯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2025년도 정기 인사에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회장으로,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각각 승진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백화점 부문인 ㈜신세계와 ㈜이마트 계열 분리를 선언하고, 정유경 총괄 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독자적으로 백화점 부문을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인사와 함께 정 회장의 백화점 부문은 뷰티 사업에 방점을 찍어 조직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뒀다. 백화점에 쏠린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기획전략본부에 뷰티전략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제조사 퍼셀의 대표가 TF팀장을 겸한다. 특히 이마트 부문과 계열 분리가 가시화되면 뷰티TF가 신세계백화점의 핵심 사업인 뷰티 사업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 총괄 조직도 신설했다. 백화점 부문에는 백화점 산하 모든 디자인 전략을 담당하는 비주얼전략TF도 새롭게 만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정교선 그룹 부회장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하는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정교선 회장의 승진은 2012년 부회장 승진 후 14년 만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하며, 단일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 나간다.
정 회장 역시 승진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MD전략, 채널전략, 경영지원 디비전 등 3개 사업부서로 조직을 나누고 각각 차별화 상품 확보, 시너지 강화, 수익성·성장성 제고를 위해 힘을 쏟는다.
정 회장의 승진 배경으론 한때 캐시카우로 불리던 홈쇼핑의 업황 악화가 꼽힌다.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보유한 경력과 전문성에서 발현되는 통찰력과 추진력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유통업계 맏형격인 롯데그룹 인사가 남은 가운데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선 안정보다 쇄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롯데그룹 인사는 예년처럼 이르면 11월 말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