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푸드 수출액 16조원 돌파 '역대 최대'
'짝퉁 식품'도 기승…식품업계 모조품 근절 공동 대응

올해 국정감사가 오는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온라인 종합 경제매체 ‘핀포인트뉴스’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공개한 ‘2024 국감 이슈 분석’을 바탕으로 국감 시작 때까지 국회 상임위원회별 주요 이슈들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해외 각국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출 증대 등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확산과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는 문제도 적지 않다. 높아지는 K-푸드 인기에 편승해 한국 제품의 위조・모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K-푸드 복제품과 관련한 통계는 전혀 집계되지 않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K-푸드 수출액 16조원 '역대 최대'…식품사 해외진출 활발
지난해 K-푸드(스마트팜·농기자재·반려동물 음식·동물용의약품 등 포함) 수출액은 1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K-푸드는 16조2008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했으며, 올해도 18조36억원까지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시장별 수출액은 ▲미국(9866억4200만원) ▲중국(9333억1000만원) ▲일본(8933억1100만원) ▲아세안(1조2395억400만원) ▲유럽(4531억5200만원) 수준으로 집계돼 아세안 시장을 제외하면 미국과 중국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수출액은 매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31.7% 증가한 약 1조1000억원으로 8개월간 1조원을 넘었다. 작년에는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었는데, 올해는 1조원 달성 기간을 2개월 앞당겼다.
과자류 수출액은 15.4% 증가한 약 6600억원이고 음료 수출액은 13.6% 증가한 약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성장률이 높은 품목은 즉석밥과 냉동 김밥 등 쌀 가공식품으로 41.7% 증가한 약 2500억원이었다.
K-푸드 인기가 해외를 강타하며 국내 식품업계도 날개를 달고 있다.
CJ대한통운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4546억원, 759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1%, 27.1%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상반기 실적 개선의 주효한 이유로 해외 식품 사업의 성장세를 지목했다.
오리온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677억원과 영업이익 2468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불닭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삼양식품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01억원, 169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52.6%, 149.6% 늘었다.
이 같은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식품업계는 동남아와 미국 시장을 넘어 유럽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일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5번째 해외 법인 국가로 네덜란드를 낙점하고 현재 법인 운영을 위한 직원 채용 중이다.
농심도 지난 6월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에 라면과 스낵 제품을 입점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반기 중에는 독일, 덴마크 등 현지 대형 유통업체에 주요 제품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도 지난 5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이트진로도 소주를 내세워 영국과 유럽 시장을 개척 중이다.
◆'짝퉁 K-푸드' 정부 차원서 법률조치 적극 대응 필요
이 같은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짝퉁 식품'도 활개를 치고 있다. 주로 가공식품의 브랜드명과 제품의 포장지에 한국 제품과 혼동을 주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특히 중국업체들이 표지 디자인은 물론, 브랜드까지 한국어 그대로 베낀 짝퉁 K-푸드를 내놓으면서 식품업계도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중국 법원은 지난해 5월 한국 식품을 모방해 짝퉁 조미료와 라면, 소금 등을 팔아온 중국 업체에 대해 "한국 식품 업체에 10만~20만위안(1868만~373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2021년 말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 대상, 오뚜기 등 국내 식품 업체 4곳이 한국식품산업협회와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가짜 한국 식품을 만들어 판 태양초식품유한공사·정도식품유한공사를 대상으로 '지적 재산권(IP)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한 중국 업체는 '사나이'라는 한글 브랜드를 만든 후 한국의 인기 식품 불닭볶음면, 하얀 설탕, 쇠고기 다시다 등을 모방해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제품의 경우 검은색 포장지에 닭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불을 뿜는 모습까지 똑같이 들어가 있어서 소비자들의 혼동을 야기했다.
국내 제품의 짝퉁 문제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일본에서는 라면의 원조 기업으로 불리는 닛신식품이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짝퉁 제품을 내놓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8년 삼양식품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분홍색 포장지에 한글로 '볶음면'이라고 표기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닛신은 과거 농심이 한정판으로 출시했던 라면과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정부도 K-푸드 공동 로고 부착과 해외 IP 분쟁 지원, 위・모조품 침해조사와 법률조치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증가 추세인 위・모조품 발생에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