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실효성과 부작용 지적돼… 하반기 기준 완화 예정
"특례 대출이 9억원 이하 아파트 수요 더 자극할 수도"
"출산율 저하, 여러 요인 작용...대출 만으로 해결 못해"

올해 국정감사가 오는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국감은 국회의원에겐 ‘한 해의 농사’라 불린다.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하이라이트이자 국회의원이 일약 ‘정치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감을 받는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으로선 곤혹스러운 때다. 부처나 기관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나 여론의 도마에 오를 수 있어서다. 다만 외부의 눈으로 정책과 사업을 되돌아볼 수 있는 중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올해 국감은 22대 국회 첫 국감이다. 올해 국감을 맞이 하는 국회의원들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새롭게 구성이 돼 처음 원내에 입성했거나 상임위를 새로 맡아서다.
올해 국감에선 국회의원의 창과 기관의 방패 간 대결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국감에 대비하는 국회의원실이나 피감기관들의 움직임도 질의자료 또는 답변자료 작성 등으로 분주하다.
이에 온라인 종합 경제매체 ‘핀포인트뉴스’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공개한 ‘2024 국감 이슈 분석’을 바탕으로 국감 시작 때까지 국회 상임위원회별 주요 이슈들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서울 주택 가격 급등과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신혼부부가 주택을 구입할 때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지난해 1월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대출의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신생아 특례대출이 떠오를 전망이다.
입법조사처는 이 분석보고서에서 신생아 특례대출을 올해 국감 이슈로 꼽고 관련 제도 개선과제로 기존 버팀목디딤돌 대출과 차별화된 금융지원 강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건수는 총 2만3412건, 대출 금액은 5조8597억원에 달했다. 이 중 주택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은 1만5840건, 4조4050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대출 수혜 지역 중 경기도가 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인천과 서울이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산율을 높이고 주택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신생아 특례대출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과 아파트 거래량의 급증으로 매매 가격이 상승하고, 신생아 특례대출이 집값 상승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산 조건과 주택 연면적 제한이 있어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출로 인한 주택 매수와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상급지로의 주택 이동을 촉진시켜 집값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 관련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는 신혼부부의 혼인 증가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하며, 신생아 특례대출이 집값 상승에 기여할 경우 출산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출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의 기준 완화가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대출 정책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값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로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 집값이 상승했다고 볼 수는 있다"며 "그러나 대출 조건이 좋아도 경기가 불안하면 집을 사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또 "대출이 서울 집값 상승의 절대적 원인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을 촉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권 팀장은 출산효과에 대해선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해당 대출 상품을 도입했지만, 집이 없다고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직장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례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출산 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온 신생아 특례대출이 집값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실효성 높은 출산율 대책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