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안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애초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정적 대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반응성이 커지면서 무산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임 회장 강한 인수 의지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내용을 승인했다. 가격은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합쳐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정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두 생보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만에 보험업에 재진출하게 된 우리금융은 이번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로 단숨에 자산 50조원의 6위 생보사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막판 변수는 금융당국의 M&A 최종승인에 달려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취급과 관련해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을 변수로 내다봤다.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만약 우리은행을 넘어 우리금융도 기관 제재를 받게 된다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 이후에 우리금융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거래가 무산된다면 수천억원대 책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SPA 체결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