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선임 등 승계작업 속도
신 전무 지분 확보 과제…호텔롯데 IPO가 '관건'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회장의 장남 신유열(38) 롯데지주 전무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룹 차원의 경영 승계작업이 본격화되면서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 전무의 출신 대학과 첫 직장, 롯데그룹 입사 후 행보는 아버지인 신 회장과 닮아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는 지난해 말 롯데지주 전무로 승진한 데다 올 2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등 국내 롯데그룹에서 중책을 맡았다. 그룹 차원에서 신 전무에게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 시키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맡겼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계열사 지분이 부재했던 신 전무는 올해 들어 롯데지주 보통주 약 1억9500만원(0.01%) 어치를 매입했다. 

신 전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22년 8월 말~9월 초 신 회장과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하면서 부터다. 신 전무는 당시 신 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면담 자리,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등에 함께했다.

이후 그는 국내외 안팎으로 후계자로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롯데호텔의 L7 시카고 개관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독일로 건너가 20일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 참석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부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롯데는 그룹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화학 사업'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뿐만 아니라 신 전무는 지난해와 올해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했다.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영국 유통 테크 기업 오카도의 솔루션이 적용된 롯데쇼핑 자동화물류센터 기공식 등에도 참석하는 등 유통에서도 존재감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과 '닮은꼴' 행보를 보이는 신 전무를 주목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아이야마 가쿠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았다. 첫 사회생활은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시작했다. 이후 신 회장은 일본 롯데상사를 거쳤고 35살인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다.

신 전무 역시 일본에서 대학(게이오대)을 졸업한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받았다. 첫 직장은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이었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입사하며 롯데그룹에 발을 들였다. 36세인 지난 2022년에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의 핵심 축은 화학과 유통 사업이다. 신 전무가 입사한 롯데케미칼이 그룹의 화학사업을 주도하는 곳이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신 전무는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2위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품에 안은 만큼 신사업을 담당하는 신 전무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향후 지분 확보가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지주 지분율을 0.01% 취득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계열사 지분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재계에선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지분 확보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해 3월 말 기준 호텔롯데 지분은 최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19.07%)를 제외하고 일본 L투자회사 7곳이 46.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회사의 지분 100%는 신 전무가 대표로 있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가 갖고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신 전무가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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