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상·농심 등 전년比 매출·영업익 개선
원자재 가격, 고환율 변동성 지속 예상
호실적에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우려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올해 1분기 국내 식품업체들이 호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강세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호실적을 이유로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는 1분기 매출 1조1190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5%, 14.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도 1분기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9% 소폭 줄어든 9511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6% 증가한 3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 업체들이 K푸드 열풍과 신제품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며 1분기 전년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1분기 매출 7조2792억원, 영업이익 37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9%, 39.3% 증가할 전망이다.
대상도 매출1조195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82.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라면업계도 장밋빛 전망이 예고되고 있다.
농심은 1분기 매출 9030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0%,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오뚜기도 매출은 4.6% 증가한 8963억원,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668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양식품의 경우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4% 증가한 3228억원, 영업이익 역시 74.9% 급증한 4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오리온 역시 매출 7461억원, 영업이익 12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2.4%, 2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이 예고됨에도 불구하고 식품업계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하는 식품업계 입장에서 가격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고물가 악재에 정부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원F&B는 최근 김(조미김·마른김)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원재료 가격이 치솟자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상황이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쉽사리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동원F&B는 조미김 시장 점유율 20%가 넘는 1위 업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일부터 마트와 온라인 판매 김 가격을 11% 인상했다. 조미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대천김, 성경식품도 주요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약 10~30% 올린 상태다.
롯데웰푸드도 당초 이달부터 인상 예정이었던 17종의 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다음달 1일부터로 1개월 늦췄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도 있고 일부 원자재 가격 변동 속도가 아직은 안정세에 접어 들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이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러 대내외적 악재와 변수 등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