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신유열 전무, 글로벌·신사업 전담 중책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3840억 M&A 주도해
담서원 오리온 상무, 신사업 발굴 등 업무 총괄

(사진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케미칼 전무,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담서원 오리온 상무, 허진수 SPC그룹 사장.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주요 기업 3세들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너가(家) 일원으로 미래 사업을 이끌어야 하는 특명을 받은 데 이어 신사업을 발굴해 안착시켜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오너가 3세들의 임무도 더 막중해졌다. 해외 사업 실적에 따라 기업의 기상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오너가 3세들을 전진 배치하며 해외 사업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오너일가 3세로 후계구도의 정점을 찍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그룹의 핵심 직책을 맡았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한다. 미래성장실은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며, 바이오를 비롯해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도 나선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 전무는 1986년 생이다. 그는 일본 사립 명문인 게이오기주쿠대학 환경정보학을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밟았다. 이후 2008년 노무라증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일본 국적인 신 전무는 지금까지 일본 롯데에서 입지가 컸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중책을 맡으며 한국 롯데에서도 장악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셈이다.
사조그룹 역시 주지홍 부회장의 역할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사조그룹이 인수한 인그리디언코리아는 주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뤄졌다.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 규모는 3억달러(약 3840억원)에 달한다.
주 부회장은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했다.
오리온도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 상무가 지난해 말 입사 1년5개월 만에 초고속 임원 승진을 하면서 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담 상무의 승진을 위해 이전에 없었던 '경영관리팀 담당 임원' 자리를 신설하기도 했다.
담 상무는 1989년생으로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담 상무는 경영관리팀에서 사업 전략 수립 및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발굴이라는 업무를 맡긴 것은 오너 3세인 담 상무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담 상무가 오리온이 추진 중인 바이오 사업에서 국내외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이끌어낼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SPC그룹도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SPC그룹 사장이 등판했다. 다만 미국 등 해외 유학파 출신인 주요 기업 오너 3세들과 달리 허 사장은 국내에서 공부를 마쳤다. 그는 연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을 거쳤다.
눈에 띄는 점은 허 사장이 미국의 유명한 제빵 교육기관(AIB)에서 지식을 익히고 빵 관련 기술을 습득했다는 것이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 파리바게뜨는 허 사장의 지휘 아래 최근 싱가포르 창이 공항 2터미널에 'T2 랜드사이드점'을 오픈하며 해외 500호점 달성을 알렸다.
오너 3세들의 공통점은 일찌감치 미국 혹은 일본 등 해외에서 공부를 마치고, 해외 사업 확대라는 과제를 떠안아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국내는 좁다'는 오너 2세들의 판단 하에 3세들을 해외 사업에 전진 배치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점도 이들의 역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공격적인 M&A를 위해선 오너가의 과감한 판단력이 필수"라며 "3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외 M&A를 검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세들은 전문경영인보다 민첩하고 과감하게 미래 사업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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