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3시 롯데지주 이사회 내용 공시
롯데 신사업 '화학·바이오·헬스케어'서 중추적 역할할 듯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롯데그룹이 6일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킨다. 이로써 신 상무가 신 회장의 '후계자'로 이미지를 공고히 하며, 롯데그룹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롯데지주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2024년 정기 임원인사 내용을 이날 오후 3시 공시한다. 이 같은 임원인사에서 신 상무는 전무로 승진이 확정될 예정이다.
신 상무는 슬하에 1남 2녀를 둔 신 회장 장남으로,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상무보에서 상무로 7개월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이어 올해도 상무에서 전무로 1년 만에 고속 승진을 이룬 셈이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오너 2세인 신 회장에서 3세 신 상무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신 상무는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한 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이수한 뒤 노무라증권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어 2020년부터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직급으로 그룹에 발을 들였다. 롯데상사 일본 영업전략부를 거친 그는 올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합류해 일본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해왔다.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신 상무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다.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발탁된 그는 실제 아버지인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으로 동반 출장길에 오르고, 일본 롯데홀딩스 비즈니스 미팅 참석 등 활발한 활동으로 경영수업에 임하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후 한국 롯데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합류하기 시작했다. 신 상무는 올해 상반기에도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화학, 바이오, 헬스케어 등 사업 분야에서 신 상무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7월 하반기 VCM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 개발·생산 기업'을 목표로 국내에 총 36만L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시설을 세울 예정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롯데헬스케어는 올해 9월 유전자 검사,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을 선보였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은 실적부진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칼바람 인사도 예고했다.
롯데 이커머스 사업을 살릴 구원투수로 영입된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2년 여간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맡고 있는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업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이를 기회로 BGF리테일 등은 반등을 이룬 반면 세븐일레븐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에서다.
이와 함께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도 퇴임할 예정이다. 류 대표는 1986년 롯데쇼핑 총무부에 입사하며 30여 년간 비서로 근무한 대표적인 '롯데맨'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8월 롯데물산 대표로 발탁됐지만, 신 회장의 쇄신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인으로 기용했던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부사장)는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