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생존 어려워진 이커머스, 내실 다지기 나서
SSG닷컴, 롯데온 등 올 들어 영업손실 줄이는데 성공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최근 몇년 간 점유율 확대에만 급급했던 이커머스사들이 올 들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자 출혈 경쟁보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18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G마켓·11번가∙롯데온 등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나란히 성장했다.

롯데그룹의 계열 통합 이커머스인 롯데온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은 660억원으로 전년보다 25.7% 증가했다. 적자도 줄여 영업손실은 410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만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41.5% 늘어난 36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280억원 개선해 210억원 수준으로 방어했다.

SSG닷컴과 G마켓도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SSG닷컴과 G마켓의 올 2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183억원,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2억원, 69억원씩 손실폭이 줄었다.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구성을 통한 매출총이익률 향상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11번가 역시 올 2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영업손실 축소에 성공했다. 11번가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1969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도 450억원에서 267억원으로 40.7%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61억원으로 전년(515억원) 대비 49.3% 개선됐다.

국내 이커머스사들이 이처럼 적자 폭을 줄이고 나선 것은 최근 경기 침체로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거래액을 늘려 몸집을 키우는 것이 과제였던 이커머스사들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데 급급했다. 이를 위해 무료배송은 물론이고 수시로 할인 쿠폰을 뿌려 최저가 경쟁을 했지만 수익은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물가로 소비는 침체되고 경기도 어려워지자 이커머스 업계도 생존이 우선순위가 됐다. 출혈 경쟁보다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SSG닷컴은 올해 적자 폭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사업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의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은 과제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쿠팡이 유일하다.

쿠팡은 2010년 창업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내다가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 몇년 간 전국 물류센터에 수조원을 투자한 결과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선 쿠팡은 같은 해 4분기 1133억원, 올 1분기 1362억원, 2분기 1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쿠팡이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지난 2013년 이후 2021년까지 약 5조원 중반 수준에 달한 누적 적자도 4조9627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용 절감과 수익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투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실 있는 이커머스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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