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확대로 몸집 불리던 이커머스, 고물가에 소비 줄자 전략 선회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고객 잡고 객단가 높이기 나서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가입자수를 늘려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단골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다수가 아닌 지갑을 여는 알짜 고객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튼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매월 1900원을 내면 최대 10배의 혜택을 주는 구독형 멤버십을 지난 1일 선보였다.
'컬리멤버스' 구독료로 월 1900원을 내면 2000원의 적립금으로 돌아온다. 가입만 해도 100원을 버는 셈이다. 여기에 각종 쿠폰들과 추가할인, 무료배송 혜택을 합치면 10배 이상 이득이라는 게 컬리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1900원'이라는 업계 최저 구독료로 소비자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췄다. 쿠팡의 와우멤버십(4900원), 네이버플러스(4900원),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2500원) 등과 비교하면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컬리 관계자는 "1900원을 받아 2000원을 돌려주는, 100원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라며 "각종 혜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쿠팡, 네이버, 신세계에 이어 컬리까지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면서 유통업체들의 충성고객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단골 한 사람이라도 더 만들려는 싸움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경쟁사들끼리 가입자를 뺏는 싸움이 아니라 기존 가입자 중에서 활동고객을 늘리는 방향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전체 가입자수가 몇명인지는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쿠팡은 일찍부터 시작한 유료 멤버십으로 '수익'과 '충성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사례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출시 초기 월 29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11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모았다. 이후 구독료를 4900원으로 올렸지만 고객 이탈은 크지 않았다.
다만 우후죽순으로 생긴 유료 멤버십과 함께 플랫폼을 이리저리 바꾸는 '체리피커'도 늘어나고 있어 업체들 입장에서는 과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혜택 따라 옮겨다니는 소비자를 어떻게 잡아둘 것인가가 이커머스사들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