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꼴 '금까스' 잡아라, 제주도민 소일거리 '각광'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최근 SBS 백종원 골목식당에서 호평을 받은 '연돈'이 제주도로 이전해서도 그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정 수량으로만 판매되는 '연돈'표 돈가스를 먹기 위한 텐트 치기나 밤샘 줄서기는 물론, 심지어 돈가스 가격의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줄서기 알바를 고용하는 일까지 등장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이에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연돈이 '금까스'로 불리며 단기 알바로 입소문이 난 상황이다. 평균 시급 1만원이 넘어가므로, 상당한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자신이 제주도민임을 밝히며 줄서기에 유리하다는 홍보 글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쳐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방터 돈가스는 상인회와의 마찰 문제로 서귀포시 예래동에 위치한 백종원 더본 호텔 옆으로 이전했다. 가게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몰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김응수 연돈 사장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가게를 방문하는 대기 손님들 간 다툼이 벌어지는가 하면, 상인회와의 마찰도 이어져 제주도로 이전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후 '연돈'은 서울에 있을 때와 달리 넓고 쾌적한 장소로 운영하고 있으며 한정수량을 늘리는 등 변화를 꾀했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연돈은 한정수량을 늘려 하루 100인분을 총 35팀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대기 명단을 받고 있다. 다만, 돈가스의 맛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장 주문은 받지 않는다는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확장 영업에도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돈을 방문한 손님들은 제주도 영업 첫 날부터 텐트를 치는 등 과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고가의 대행 알바까지 등장했다.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통해 새벽 6시부터 12시까지 밤을 세우고 줄을 서주는 사람에게는 7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도 지불하겠다는 글들이 등장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연돈 줄서기 알바'가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별도로 항공비가 들지 않는데다가 단기간에 높은 시급을 쳐준다는 이유에서다.

정보를 접한 한 제주도민 커뮤니티 회원은 "처음에는 겨우 만 원 돈가스를 먹기위해 10배 이상의 돈을 낸다니 믿지 않았다"면서 "장난치는 거겠지라고 넘겨짚다가, 최근에야 수많은 모집글들을 보고 이게 사실이라는 걸 알게됐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또 다른 제주도민은 "저번에 재미삼아 신랑이랑 둘이서 하루 일당을 뛰었더니 20만원을 벌었다"면서 "벌이가 이렇게 된다면야 본격적으로 이것만을 노리는 전문 '꾼'들도 많을 거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본인이 제주도민임을 강조하면서 줄서기 알바를 대행하겠다고 나서는 전문 '꾼'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일부 제주도민들은 주로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연돈'과 근접한 위치에 거주하고 있다며, 비교적 줄서기 대행에 유리한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대행비는 10만원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 또 줄서기는 고용자와 합의한 시간에 맞춰 진행하며, 11시 오픈 시작에 맞춰 고용비와 대기표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줄서기 알바는 연말 연시에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타겟으로 성행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줄서기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는 "이번 여행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특별히 신경을 쓰고 싶었고, 또 아버지가 '연돈'을 꼭 방문하고 싶다하시기에 줄서기 알바를 고용하게 됐다"며 "원래는 알바분께 새벽 3시부터 아침 10시까지만 부탁을 드렸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 사람이 많을 거 같다며 1시간이나 이른 새벽 2시에 가서 대신 줄을 서주셨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연돈을 향한 지나친 과열 경쟁을 지양해야한다는 입장도 나타난다.

한 제주도민은 핀포인트뉴스를 통해 "이전 포방터 시장에서부터 사장님들이 무리하게 밤샘을 하며 기다리는 분들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거 같던데, 꼭 이렇게까지 하며 먹어야하는걸까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사는 제주도민으로서, 연돈 앞에 사람들이 텐트를 치며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라며 "굳이 먹겠다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지만, 조금은 여유를 두고 느즈막히 방문하면 어떻겠느냐"고 답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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