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3G·LTE 요금제 손질에 가입자들 "기존 이용객 고려치 않은 행위"

"모두다올레 요금제로 가입할게요."

"안되요. 그거 없어졌어요."

11일 오후 KT플라자 구로디지털단지점 매장 안.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주위 시선을 끈다. 방문객 김정철(37) 씨와 통신 대리점 직원 A씨다. 자신이 찾던 요금제(3G)가 폐지됐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는 "대다수 사람들이 아직 3G·LTE(4세대 이동통신) 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요금제 자체가 사라졌다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린다.

'기존 요금제 폐지'를 계기로 시작된 두 사람의 언쟁은 'KT 본사와 이용객 간 신뢰 문제'로까지 번진다. 김씨는 "통신사가 기존 3G 이용객들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호소했고, 이에 A씨는 "본사에서 결정한 문제이기에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3G·LTE 등 요금제 일부를 간소화하는 작업에 들어가자, 기존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G·LTE 요금제만 대대적으로 손질하면서 5G 가입자 유치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LG U+·SK텔레콤 등 이통 3사는 이달 초부터 일부 3G·LTE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있다. 가입 인원이 미미하면서 혜택이 중복되는 요금제가 정리 대상이다.

먼저 KT는 지난 1일 '순 모두다올레(LTE) 3종', '모두다올레(3G) 3종' 등 60여 개가 넘는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이어 SK텔레콤도 지난 6일부터 '전국민 무한(3G)', 'LTE 맞춤형' 등 40개가 넘는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도록 결정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오는 22일 이후부터 '데이터(LTE) 7종' 등 30개가 넘는 요금제의 가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통 3사는 요금제 간소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요금제 간 중복 적용되는 혜택이 많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었을 뿐더러, 간소화를 계기로 특징이 뚜렷한 요금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3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간소화 대상이 3G·LTE 요금제만 해당되는 데다가, 인기가 높던 일부 요금제도 포함돼 있어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령 SK텔레콤의 'LTE 맞춤형 요금제'의 경우 가족결합시 통신비를 최대 50%까지 할인했지만, 신규 가입이 제한되면서 최대 30%의 할인 혜택을 받는 것에 그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통사가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요금제를 손 보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내다본다. 다만, 요금제 혜택을 골라쓸 수 있는 가입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부분은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시대에 이통사가 신규 요금제에 대한 가입자를 늘리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진행해야되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요금제 간소화 작업에 있어 가입자들의 혜택 부분은 신중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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