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도전의 기업인 정신 남기고 서거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로 잘 알려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향년 83세 일기로 별세했다.

“재계 큰 어른이 가셨다”는 비통함 속에서도 정·재계 인사를 포함 하루 3000여명 이상의 조문객의 발 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떠나는 순간까지 숙원 사업으로 강조했던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연수생들의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遺志)로 남겼다.

평소 세계화의 선봉장다운 그의 삶의 행보를 떠나는 순간까지 남긴 셈이다.

샐러리맨에서 출발한 고인은 1967년 직원 5명으로 설립한 대우실업을 ㈜대우로 키워 내며 우리 경제에서 종합상사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전자, 중공업, 자동차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창업 30여년 만에 41개 계열사, 자산총액 76조7,000억원, 국내외 35만명을 고용한 재계 2위의 대우그룹을 맨손으로 일궈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1997년 외환위기에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 대출 혐의로 대우를 역사의 뒤안길로 몰고 갔다는 평가에도 그의 ‘세계경영’ 만큼은 큰 성과로 기록될 만 하다.

무엇보다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국내외 35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한 건 부인할 수 없는 고인의 업적이다.

또 그는 세계 곳곳에 도전하는 삶의 표본을 보여주며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심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저서 제목처럼 고인은 ‘철의 장막’ 너머에서 잠자던 동유럽이라는 낯선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의 여명기를 누비며 대한민국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재계 인사들이 199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치로 선언한 ‘세계경영’에 앞장섰던 고인에 대한 존경과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이유다.

대우맨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리틀 김우중’을 양성하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중심으로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해외 청년 사업가 양성에 주력한다는 것.

김우중은 이제 우리를 곁을 떠났지만 그의 개척 정신 만큼은 격변 속에서 표류하는 지금 우리 경제에 나침판이 되고 있다.

기업인이자 공인으로서 고인의 공과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고인의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은 이제 후배들의 몫으로 남았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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