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 UNCG 마케팅 부교수, 2020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서 기술혁신 강조

사진= 양재동 aT 그랜드홀에서 황지영 교수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차혜린 기자.

2020년을 이끌어갈 미래의 글로벌 식품외식산업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양재동 aT 그랜드홀에서 '2020년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를 개최해 미래 식품산업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는 첨단기술이 주도하는 외식 트렌드를 소개하며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데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이번 전망대회는 식품업계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융합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황지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G) 마케팅 부교수는 '기술(소비) 변화가 만난 뉴 리테일의 시대'를 주제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알린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식품 매장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비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경험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포함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한다. 이외에도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서비스 운영에도 보다 효율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 "Retail is Detail" 기술 혁신 통해 소비 트렌드 변화 이끈다

황 교수는 최근 식품외식업계의 '기술 혁신'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라고 판단한다.

이커머스 등 온라인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이 예다.

국내에는 당일 배송, 새벽배송 등이 활발해지면서 매일 아침마다 식재료를 집 앞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기능이 플랫폼이 쇼핑 채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중요한 정보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에만 특화된 포에버 21, 토이저러스 등 업계는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황 교수는 첨단 기술이 기존 소비 활동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고 말한다.

황지영 교수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외식식품업계에 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경제활동의 범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전·확장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친숙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결제 또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므로 더 이상 장을 보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외출하지 않고서도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장 보는 시간을 절약하는 대신 잉여 시간을 여가 활동을 하는 데 투자하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미래 식품외식업계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며 새로운 소비 시장을 리드하는 자가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황 교수는 "'리테일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디테일에 있다' 즉, 'Retail is Detail'이라는 말을 명심해줬으면 한다"면서"앞으로 식품외식업계는 단순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좀 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보다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등 컨셉트와 디테일에 승부를 걸어야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사진=盒马鲜生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데이터 수집, 고객 니즈에 맞춘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이 목표

황 교수의 말에 따르면,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가장 완성된 형태의 식품외식산업의 기술 혁신은 인공지능이 구축된 식품 매장이다.

매장 내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해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나 물건을 고르는 판단 기준 등 다방면으로 소비 경향을 학습하고, 분석해 수치화한다. AI는 매장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황지영 교수는 "머지 않아 식품업계에서 무인 매장보다 훨씬 진화한 형태인 AI 매장이 등장할 것"이라면서 "최근 아마존 고는 매장에 입장한 소비자들의 모든 행동을 스캔하고 인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속도를 올리고 있다"면서 "타 대형마트에는 전광판을 통해 다른 사람이 어떤 물품을 사는지 쇼윈도를 통해 기록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옴니채널 구축을 통해 매장 내에서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비자의 오감을 충족시키고 있는가 하면, 빅데이터로 고객들의 선호도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더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미래형 매장인 Sam's Club Now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융합한 옴니채널 매장으로, 모바일 하나로 모든 구매 과정이 자동화되어있다. 고객들은 매장 내 상품 정보를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상품의 위치나 정보를 증강현실로 안내해줄 뿐만 아니라, 별도의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품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완료된다.

그중에서도 황지영 교수는 중국을 뉴 리테일의 시대를 앞서가는 선도 국가로 꼽는다.

황지영 교수는 "중국에는 5천여개가 넘는 무인매장이 현지에 입점해있다"면서 "중국에서 2위 거래 비중을 차지하는 징둥닷컴은 2018년 인도네시아로 언택트 기술을 수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무인매장은 무려 127평에 이르며 전범위 생활용품을 한번에 구매할 수 있다. 고객들은 간편하게 어플 QR코드를 스캔해 입장할 수 있으며, 안면인식을 통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다. 무선인식기술을 통해 자동결제를 하고 핸드폰을 통해 영수증을 받아 볼 수 있다.

또 알리바바 마윈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을 접목한 신유통 트렌드를 제시해 큰 식품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허마셴셩& Robot.HE는 주문부터 서빙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레스토랑이다. 손님들은 슈퍼마켓에서 원하는 식재료를 고르고, 허마 앱을 통해 자리를 예약한다. 시스템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 음식을 주문하면, 알아서 로봇이 서빙한다. 이 모든 시스템은 QR코드 스캔으로 진행된다. 허마셴셩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색다른 컨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중국은 2010년 이후 가장 빠르게 모바일 결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고의 모바일 결제 사용률 (77%)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54%)가 1위, 다음으로 텐센트의 위챗페이 (39%)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리테일의 미래는 '데이터' 수집을 중심으로 활발히 성장할 거란 전망이다.

황지영 교수는 "식품외식업체들은고객의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모바일 결제나 AI 등 첨단 기술과 관련된 민첩함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리테일 테크가 소비자나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외식산업의 첨단화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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