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맥주 “테라 의식한 것 절대 아냐” 부인 vs 노조 ‘카스 위기설’ 경영진 책임져라 비난도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잘나가던 카스에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오비 맥주가 6개월 만에 가격 정책을 번복하더니, 이번엔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에 업계 내부에서는 테라 열풍에 따른 나비효과가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테라’로 인한 점유율 변동은 없으며, 이번 희망 퇴직 또한 노사가 먼저 제의한 합의된 내용이라는 것. 그러나, 이와 상반된 의견이나 자료가 나오면서 오히려 ‘카스 위기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21일 오비맥주는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인하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 가격을 인상키로 한 지 6개월 만이다. 또한 오비맥주는 19일 노동조합에 희망퇴직 상세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망퇴직은 2009년 11월 30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10년 이상의 전 직원 대상이다. 퇴사자 규모는 50여명 수준으로 예측된다.
최근 가격 변동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테라 견제용’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했다. 마찬가지로 희망 퇴직 시행은 앞선 노조 측의 제안을 수용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테라가 흥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카스가 시장 점유율을 내주지는 않고 있다”면서 “최근 가격 인하는 내년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국산맥주 소비진작을 위한 차원이지, 테라 견제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희망퇴직은 2015년 당시 노조가 먼저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면서 “해당 제도는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때 혜택을 주기 위해 매년 진행되고 있는만큼 경영상 차질은 없을 뿐더러, 직원이 나가면 새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어 구조조정을 위한 조치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업계는 오비맥주가 테라 열풍에 따른 ‘나비효과’로 판매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2년부터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고수하던 카스는 최근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올 3분기(7~9월) 국내 판매량은 최소 15% 이상 감소했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기존 55~60%에서 올 2~3분기에 5~6%포인트 정도 하락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출시 100여일 만에 판매 1억병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노조 또한 사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