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대중화`에 초점을 둔 분자진단 개발...누구나 쉽게 검진 가능한 의료 혁신 모색

천종윤 씨젠 대표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천종윤 씨젠 대표는 일반인도 손쉽게 스스로 분자진단을 하고 자기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를 위해 씨젠을 설립했다고 말한다.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였던 천종윤 대표가 꾸웠던 꿈이 2000년 현실이 된 것이 지금의 씨젠이다.

천 대표는 "다중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은 최첨단이긴 하지만 여전히 값비싸고 거대한 기기와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분자진단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려면 가격 혁신과 전문가 없이도 가능한 대중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씨젠은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분자진단 시약 허가를 받으면서 한국의 대표 분자진단 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해외 50여 개국, 300여 개 병원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 원을 넘는다.

한 번 분자진단 검사로 무려 20가지 넘는 바이러스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다중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PCR)` 기반 기술이 씨젠의 대표 기술력이다.

분자 진단은 DNA, RNA 같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 성병, 간염, 결핵 등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선진 기법이다.

발병 전인 잠복기에도 진단할 수 있고, 항원 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기존 면역진단법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조기 진단으로 질병의 완치율을 높이고 치료비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분자 진단은 산업화 초기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분자 진단에 필요한 유전자 증폭 기술(PCR)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다.

현재 첨단 분자진단 기기는 세탁기 정도 크기에 가격이 수억 원이나 한다. 기기 조작도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

천 대표는 `대중화`에 초점을 둔 분자진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대형 분석기나 전문가 지식도 필요 없이 마치 임신진단 키트처럼 간편하게 유병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 대표는 "임신을 자가진단하듯 질환 증상에 대한 진단을 일반인이 손쉽게 할 수 있다면 의료 분야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맞춤형 치료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료비를 줄이고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분자진단은 유전자 기반이라 모든 생명체에 다 적용할 수 있다"며 “미래 분자진단 혁신을 동식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분자진단 기술은 미래 성장성이 큰 분야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씨젠은 기술 표준화와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천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동시 다중 분자진단 기술을 알리고 또 직접 글로벌 현지에서 맞춤형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술은 표준화하고 사업은 지역화하는 전략으로 분자진단 기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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