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트레이너, PT 자체의 문제보다영업 마인드가 문제...꼼꼼한 트레이너 선택이 중요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여대생 전모(22)씨는 지난 9월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한 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개인교습(PT) 30회를 끊었다. 가격은 120만원. 등록 시에는 런닝머신이나 탈 정도로 가볍게 이용할 목적이었으나 “00님 같은 경우에는 꼭 PT를 받으셔야 한다”는 트레이너의 권유를 받고 등록했다. 그러나 전씨는 요즘 환불 받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교육 중 트레이너가 운동을 가르치기보다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최근에는 운동 지식마저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불편한 상황을 무릅쓰고 환불을 요구할 지 정말 고민”이라며 털어놓았다.

살이 찌기 좋은 추석 명절 이후 피트니스 등 체육시설에서는 가을철 몸매 가꾸기 열풍이 한창이다. 그러나 트레이너들의 과도한 PT 영업에 '눈칫밥'을 먹거나 한번에 수십만원이상을 결제하고 뒤늦게 속앓이 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레이너의 운동·코칭능력보다 영업 능력이 더 중요해 진 지 오래"라며 PT영업의 허점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헬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PT를 교묘히 유도하는 이른바 'PT 헌팅'은 최근 헬스장 업체 수가 많아지면서 월 회비를 2만∼3만원까지 낮추는 대신 트레이너를 통해 공격적으로 PT 영업을 벌이면서 나타난 영업 현상이다. 특히 운동을 처음 접하면서도 몸매를 가꾸고 싶어하는 '헬린이(헬스+어린이를 합친 말)'들이 영업의 주요 타켓이 된다.

해당 시설에서는 무료 PT를 진행해주겠다고 하면서 담당 트레이너와 1:1 매칭을 시키고, 담당 트레이너는 정해진 약속과 날짜를 잡은 뒤 본격적으로 PT 등록을 권유하게 된다. 인바디를 측정한 결과로 회원들의 몸 상태를 체크한 뒤, 반드시 개인 트레이너와의 훈련이 필요해보인다며 조언도 필수요소가 됐다.

그러나 이후 PT 등록을 거절하면 일주일간 끈질기게 의사를 묻는다거나, 할인율을 높여주겠다는 방식으로 영입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중동역 인근에서 PT 영업을 권유받은 한 주부는 “헬스 무료 PT를 갔는데, 알려준 건 스쿼트 동작 하나밖에 없고 바로 입금 요구를 받았다”면서 “등록 당일날 이대로 운동을 혼자서 하면 안될 것처럼 말을 하면서 일주일 내내 할인율을 높여주겠다고 영입하려 해 매우 불편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현직 트레이너는 PT영업이 문제지 PT 자체가 나쁜것은 아니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현직 트레이너는 "저도 이쪽 일을 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면서 "PT등록이 꼭 나쁜 것은 아니나, 등록 이후 관리를 소홀하게 하는 일부 트레이너들이 문제"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미리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는 없지만, 좋은 트레이너를 고를 때 소비자들의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업계도 과도한 PT영업에 대해 자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트레이너를 고를 때 해당 트레이너가 회원의 신체이상이나 통증 등을 기록하는지. 동작마다 집중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지. 수업중에 잡담이 길어지거나 휴대폰을 만지는 지. 하는 운동 동작에 대해 근육의 움직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는지. 그날 하루의 컨디션을 체크하는지. 당신의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는지. 개인 운동 프로그램을 짜주는지를 고려해봐야한다"며 "단순 영업이 아닌 소비자의 건강을 꼼꼼히 체크하는 트레이너인지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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