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소비자 발길 끊겨...현장 취재시 방문객 수 4~5명에 불과

서울 신림역 지하철 안에서 바라 본 유니클로 신림포도몰점의 모습. 매장 안의 모습은 여느 때보다 한적했다.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11일 오후 7시 서울 신림역 지하철 안. 사람들의 웃음꽃이 만개했지만 공기는 싸늘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들떠 있던 사람들은 누구 하나 바로 옆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날 20여 분이 넘게 유니클로 신림포도몰점을 지켜봤지만 매장 방문객 수는 4~5명 남짓에 불과했다. 심지어 그중 2명은 외국계 손님이다. 명절을 앞두고 새 옷을 차려 입는 일명 '추석빔' 수요조차 유니클로에는 다른 나라 이야기가 된 셈이다.

유니클로 불매 운동...반짝 아닌 '장기전'으로

불매운동이 추석 연휴까지 장기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진 매장 카운터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불매운동이 일기 전 유니클로는 계산 카운터에 긴 줄이 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이를 대비해 계산 직원 최소 2~3명이 배치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는 빈 카운터만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11일 신림포도몰 내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계산 카운터가 텅 빈채 놓여 있다.

"어서오세요. 유니클로입니다. 계산 도와드릴까요?"

잠시의 기다림, 검정 옷차림의 매장 직원이 카운터 앞에선 취재진을 응대했다. 그는 추석 연휴 사람들의 발길이 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확실히 예년같지 않죠. 연휴인데도 이 정도에요. 시국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 해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불매운동의 상황이 반짝 아닌 장기전으로 치닫는 것 같아 심경이 복잡하다"며 "같은 한국인으로서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직장이기도 하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매장 내 의상 코너는 어떤 풍경일까. 매장 중앙에 위치한 'HOT(인기) 의류' 진열 코너는 각 의상마다 사이즈, 색상 별로 빼곡히 쌓여 있었다. 재고가 처리되지 않은 품목은 다른 코너에까지 진열 영역을 침범하기도 했다. 제품 사이즈가 품절돼 구하기 어려웠던 이전과 확연한 차이다.

유니클로 매장 내 인기 코너. 의류 품목 별 색상과 사이즈가 빼곡히 쌓여 있다.

한적했던 매장을 뒤로 한채 문 밖을 나서니, 지하철 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불매운동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매장을 지나면서 손님 유무를 눈으로 확인하거나, 물건을 산 채 매장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에게 따끔한 시선을 주곤 했다.

매장을 지나던 직장인 홍승현(44) 씨는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동참하자'는 말에 공감해 의식적으로 가지 않는다"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적어도 유니클로 만큼은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비자 김나미(27) 씨도 "유니클로는 우리(한국 소비자)를 업신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불매 운동이 얼마나 지속될 지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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