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유례없는 허가 취소 가능성 제기…코오롱 측 정말 몰랐나 의구심 "2년 전 신장 세포 존재 이미 인지" 나와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에 대한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인보사 논란이 '제2의 황우석' 사태와 비교될 만큼 엄청난 파급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세포가 뒤바뀐 것을 2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보건당국이 고의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인보사에 대한 허가 취소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장유래세포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인보사 사태가 코오롱그룹 자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는 부분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내달 20일부터 코오롱티슈진,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우시, 세포은행 보관소 피셔 등을 대상으로 미국 현지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지실사자료와 그동안 자체적으로 진행한 조사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허가를 취소할지 표시사항 수정에 그칠지 여부는 이르면 5월 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04년 인보사 허가 당시 코오롱이 제출한 서류에는 293세포(신장세포)로 판단할 근거가 없었다며 '성분이 중간에 바뀌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시 DNA 지문분석 결과도 연골세포 DNA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신장세포에만 있는 특이한 유전자(gag·pol)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신장세포로 바뀌었으나 이를 연골세포라고 허가신청한 경위, 당초 연골세포로 생각되었던 2액제 주성분에 대한 최초의 개발계획, 2액제 주성분의 제조·생산·확인과 관련된 일체의 자료 등을 제출해줄 것을 코오롱 측에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허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STR검사(유전학적 계통검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인보사 성분이 그동안 알고 있던 연골유래 형질전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 형질전환세포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입장이다.

알게 된 시점 역시 지난 3월이었다.

하지만 코오롱 측은 2년 전에 이미 연골이 아닌 신장세포가 사용된 것을 알고도 2017년 7월 허가 때에는 이를 연골유래세포로 허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고의로 숨긴 것은 결코 아니며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와의 소송 과정에서 이를 확인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코오롱 측은 자료조작 역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형질전환된 세포는 형태나 염색체 숫자가 바뀐다"며 "양쪽 세포(연골세포와 신장세포) 모두의 특징을 갖고 있는만큼 연골세포로 볼 것이냐, 아니면 신장세포로 볼 것이냐는 해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신장세포를 사용했지만 지난 15년간 임상과 시판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었던만큼 '성분 변경'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성분을 이용해 임상실험을 통과한 만큼 별도의 임상실험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보사에 포함된 것이 확인된 신장유래 형질전환세포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신장유래 293세포는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를 보유한 바이러스를 생산해 연구용으로 많이 쓴다”며 “이를 이용해 치료제를 만드는 것은 식약처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용하지만 이 세포 자체는 아직 치료제로 허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이번 인보사 사태를 두고 회사 측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학 실험실에서도 실험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중간검사 과정을 거친다”며 “아무리 자회사라고 하지만 미국에서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 몰랐다는 것은 업계 관행상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인보사 개발 도중에 33만원 정도만 사용해도 STR 검사를 충분히 진행했을 수 있다”며 “대부분은 개발자들은 개발 도중에 퀄러티 컨트롤 측면에서 이러한 검사를 한 번쯤 진행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