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GS 등 대기업 1조 새벽배송 시장 합류…출혈 경쟁으로 제살 갂아먹기 지적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자정 전에 주문하면 아침에 배송이 완료되는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1조원대로 급성장하며 거대 유통공룡들의 새로운 먹이감이 되고 있다.

거대 유통공룡의 참여로 ‘새벽배송’을 먼저 시작한 이커머스 업체·스타트업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이들 기업과의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 심화에 따른 적자 누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GS 등 대기업들은 저마다 계열사를 활용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월부터 롯데슈퍼를 통해 새벽배송 ‘롯데프레시’를 운영한다. 또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합해 오프라인과 연결하는 옴니채널을 구축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5월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입하고 온라인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이마트를 통해 새벽배송 ‘쓱배송 굿모닝’을 운영 중이다.

새벽배송 외에도 당일배송, 3시간 단위 예약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월 1조 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지난 3월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을 출범시키면서 이커머스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GS그룹은 GS리테일을 통해 ‘GS프레시’를, 동원그룹은 동원홈푸드와 동원F&B를 통해 각각 ‘더반찬’과 ‘밴드프레시’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6월 SK플래닛의 자회사 헬로네이처의 지분 50.1%를 인수해 공동경영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2012년 설립된 신선식품 배송 전문업체로 2016년 12월 SK플래닛에 인수된 바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 2월 13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위한 부천 신선물류센터를 오픈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의 새벽배송 시장 참여는 그만큼 파이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농촌진흥청 분석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100억 원대에서 지난해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1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유통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이커머스와 스타트업 기업이다.

일단 마컷컬리를 포함 이커머스 업체가 새벽배송시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결국 물량과 자금면에서 대기업 계열사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대기업의 등장에 벌써 사업을 접는 곳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선보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은 새벽배송 서비스 ‘배민찬’을 종료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찬 서비스 종료에 대해 “새벽배송 시장 경쟁 심화에 따라 지난해부터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했고,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사업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한 유통 스타트업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배송 부문만 보더라도 복잡하고 쉽지 않은 사업”이라며 “시장형성기에는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등 투자에 비례해 어느 정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물류·가격경쟁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결국 대기업들의 고사전략에 기존 이커머스나 스타트업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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