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가입시 제공동의...문제없다"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타 회사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협업 브랜드와 공유해도 괜찮을까. 올 3분기 오픈 베타를 앞둔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가 연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종원 카카오 사업전략팀장이 톡비즈가 브랜드사로 개인정보를 유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미 카카오톡에서 정보제공 동의를 받았기에 입점 브랜드로 유출은 문제 없다"라고 답한 대목 때문이다.

지난 26일, 카카오는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톡 비즈니스 로드맵과 톡보드 테스트 성과를 발표했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대화목록 탭에 뜨는 광고로 카카오톡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예약, 회원가입, 구매,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클릭만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이날 세미나에 발표자 신분으로 참여한 이 팀장은 "입점한 브랜드사 반응과 광고 성과가 좋았다. 클로즈 베타 서비스 진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업설명회(IR) 때 밝힌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팀장이 카카오가 수집한 개인정보가 입점 브랜드사에 쉽게 공유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미 카카오톡에서 제공 동의를 받은 개인정보를 브랜드사와 공유한다는 개념"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개인 정보가 타 브랜드로 유출될 수 있다는 업계 예측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카카오 세미나 현장에서 이종원 카카오 사업전략팀장이 톡비즈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월 활성화 이용자 수인 4400만 명은 졸지에 개인정보 유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카카오가 다양한 브랜드사와 협업을 추가 구상 중이라고 밝힌 만큼 개인 정보 유출의 반경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카카오 측은 "추가 정보가 필요하면 이용자 동의를 받고 있는데다가 개인정보 활용은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르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두 세 차례의 승인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동의 절차 조차 읽지 않고 무심코 승인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심지어 톡비즈는 클릭만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강조한 만큼 이용자 동의 절차도 간소화 되어 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어 "방통위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정보통신망법 시행령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법령인 만큼 아직 빈틈이 존재한다"며 "대표적으로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을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은 명시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카오톡에 뜨는 광고(톡비즈)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다는 이용자 반응도 속출한 바 있다. 이에 이 팀장은 "베타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이용자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카카오는 올 3분기 톡비즈의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가 협업사라는 이유로 전국 4400만 명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외부로 유출할 수도 있다는 대중의 우려는 쉽게 씻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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