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퀴즈 정답 연일 실검 장악에 줄 선 기업들...토스, 수 천 만원 '집행비'로 수입도 '쏠쏠'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토스의 행운퀴즈로 포털사이트가 실검(실시간검색)의 놀이터가 됐다. 유통기업이 토스를 중개해 손쉽게 실검을 장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토스의 실검 마케팅이 일거양득이라는 의견이지만 이면에 숨은 얄팍한 마케팅 전략이란 비판 역시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토스 실검 마케팅은 이용 고객들이 매일 열리는 행운퀴즈에 참가해 소정의 보상을 얻을 수도 있고, 기업들은 탁월한 홍보 수단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진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마케팅 수법이다.
그러나, 특정 기업이 수익을 벌기 위해 토스를 활용하면서 자의적으로 유저들의 관심사를 만들어내면서, 포털사이트의 본래 목적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후발주자로 위메프, 티몬 등 핵심 유통업계가 잇따라 뛰어들면서 실검 장사는 더 활개를 칠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운영한 토스 행운퀴즈는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자리매김했다. 퀴즈 정답자에게 소정의 상금을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은 검색만으로도 간편하게 퀴즈에 참여할 수 있다.
토스는 1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영향력이 밑바탕이 됐다. 포털사이트에는 행운 퀴즈 정답과 관련한 키워드가 실검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토스 덕분에 실검에 등재됐다는 기업 또한 다수다. 윤선생, 미샤, 안다르 등 각종 유통업계의 신제품이나 캠페인이 실검 상위권을 차지하며 포털 유저들의 이목을 끌었다.
토스 자료에 따르면, 매일 평균 10개 이상의 행운퀴즈들이 꾸준히 출제되고 있으며 상금 규모에 따라 퀴즈별로 참가자 수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천명 넘게 기록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각 유통 기업들이 토스를 중개하려는 수요가 커지자, 토스는 집행비를 받으며 실검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냈고 업계 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토스의 중개 행위가 실검 조작을 용이하도록 만든다는 평가다.
'토스 행운퀴즈' 등 이벤트로 발생한 실검은 소비자들이 선택한 정보가 이닌, 기업들이 만들어낸 정보이기 때문이다.
본래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 유저들의 관심사를 나타내는 항목이지만, 토스는 기업의 홍보 목적으로 거짓된 수요를 만들고 있다. 행운퀴즈 참여를 위해 토스는 특정 키워드를 네이버에 검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각종 어뷰징 기사도 홍보에 가세해 파급력이 더해지고 있다. 당일 포털 사이트에는 "토스 행운 퀴즈 정답은?"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수십개 씩 달린다.
문제는 포털 사이트가 특정 기업의 영업활동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키워드가 포털 검색어에 오른 것을 보고 행운퀴즈의 존재를 몰랐던 이들까지도 덩달아 이끌리게 되면서 반강제적으로 제품 홍보에 노출, 소비를 부추긴다는 평가다.
한 포털 유저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항상 비상금 정도로 간편하게만 이용하던 토스가 갑자기 실검에 오르기 시작하고 순위권에 관련 된 기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편해져서 좋긴 하지만 뭐든지 하는 토스가 점점 무서워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포털 유저 역시 "최근 지나친 상업 목적의 실검 마케팅으로 피로감을 느낀다"며 "막상 내가 필요한 정보나 뉴스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커뮤니티에는 실검 장사에 대해 조치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수 이커머스 업계들도 동참하면서, 과도한 상술과 사업자의 지나친 어뷰징 전략, 상금 배팅 등으로 참여형 서비스가 변질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퀴즈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들에도 일정한 필터링 시스템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토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도 퀴즈 업데이트 간격에도 일정 제한을 두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보다 강력한 제한 정책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해명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