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최근 저가항공사의 중국 신규노선 취항에 대한 여러 추측이 가히 오비이락(烏飛梨落)이다.
중단된 일본 노선을 메꾸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해당 시장 진출은 본래 예고됐다는 것이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국적 저가항공사(LCC)들은 최근 일본행 노선을 줄이고 중국행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있다. 올 하반기 신규 취항 예정인 중국 노선만 평균 3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LCC들이 한일 경제 전쟁의 새로운 대안으로 중국 시장을 엿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 그런가. 우선 LCC들이 중국 노선 취항에 속도를 올린 계기는 한일 간 관계적 요인보다는 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 5월, 국토교통부는 국적 LCC들에 중국 노선의 신규 운수권을 부여한 바 있다. 2017년 초 발생한 사드(THADD) 여파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중국 노선의 국제선 여행객은 작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점도 한 몫 거들었다.
중국 내 다수 노선에 대한 운영 허가가 떨어지자, LCC들은 지난 6월부터 해당 마케팅에 돌입했던 것. 이달 일부 LCC는 주요 여행사와 만나 협업 상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제 규제조치가 7월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가량 앞서 준비해온 셈이다.
항공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더 명확해 진다.
우선 제주항공은 중국 운수권 획득과 동시에 노선 확대를 위한 항공기 도입도 앞서 계획해 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 취항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사실과 무관하다. 일본 경제 보복 조치가 내려지기 전부터 준비해 온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또 "최근 소식을 밝힌 항공기 신규 도입도 중국 운수권을 획득한 시점부터 면밀 검토를 통해 진행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항공사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난 5월 중국 내 다수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얻게 되면서 (중국 노선 취항이) 진행된 것"이라며 "이를 일본 경제 보복의 대안으로 보는 것은 과대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 역시 중국 노선으로 확대가 일본 노선의 대안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LCC들이 잇따라 일본행 노선을 중단한 데엔 '보이콧 재팬'의 영향으로 갑작스레 빚어진 일이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LCC들은 왜 중국 노선을 준비 했을까?
이들 항공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일본 간 노선은 고가항공사에 비해 지방과 지방을 연결하는 정기편의 수가 많다. 이 때문에 서울-교토, 서울-오사카 등 주요 도심을 연결하는 노선보다 수요 매출이 적었다. LCC들이 최근 운행을 중단한 노선을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은 무안에서 오이타행, 이스타항공은 부산에서 삿포로행, 에어부산은 대구에서 나리타행의 운행 중단을 밝힌 상태다. 수요가 높은 주요 도심행 노선은 여전히 운행 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운행 중단을 발표한 노선의 경우, 타 노선 대비 수요가 적어 내부에서는 이미 노선 축소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력이 전혀 없던 건 아니지만, 한일 관계 악화 때문에 노선을 없앴다는 말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향후 국적 LCC들이 일본 노선 중단에 대한 차기 대안은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과 동남아 노선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 않지만 차후 관계 정상화에 따른 노선 감축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