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간질환 기술수출...SK케미칼, JW중외제약 등도 글로벌 제약사 러브콜 잇달아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성과가 가시화 되면서 글로벌 제약 강자들이 한국 제약사와 손잡고 있다. 지난해 기술수출만 10건. 새해가 시작되면서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7억8500만달러 규모의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새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룬 기술수출 중 첫 쾌거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본 협력을 통해 길리어드와 오랜 신뢰와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간질환 분야에 전문성이 강한 길리어드와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국내외에서 신약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으로 길리어드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개발권과 사업권을 확보했다. 한국 시장은 유한양행 몫이다. 양사는 비임상 연구를 공동 실시한다. 본 임상부터는 길리어드가 진행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간에 지방 축척과 염증이 발생하고 지속하는 병이다. 계속 발전하면 간손상이나 섬유화로 이어진다. 심하면 가교섬유증 또는 간경변을 거쳐 말기 간질환, 간이식 같은 심각한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NASH 환자 치료법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계약 총액은 7억8500만달러(약 8820억원)로 계약금 1500만달러(약 170억원)가 유한양행에 우선 지급됐다. 7억7000만달러(약 8650억원)은 개발 단계가 진척될 때마다 받게 되는 마일스톤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결과물로 1조4000억원 규모 폐암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과 2400억원 규모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2015년 한미약품이 물꼬를 튼 신약 기술수출이 한국 제약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앱클론,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 인트론바이오 등)이 체결한 글로벌 기술수출은 총 10건으로 총 41억 5765만 달러(약 4조 6969억원) 규모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주가도 상승중이다.

올해 첫 성과를 낸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 취임 후인 2015년부터 바이오벤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부에 투자한 금액만 2000억원대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2015년 9개였던 파이프라인은 24개로 늘어났다.

또 SK케미칼, JW중외제약, 유한양행은 각 분야에 특화된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는 것이 제약 업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SK케미칼은 글로벌 백신리더인 사노피 파스퇴르에 세포배양 방식의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기술을 이전했다. JW중외제약의 아토피 피부염 신약후보물질 ‘JW1601’은 피부질환 영역에 특화된 글로벌 제약사 레오파마의 선택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통해 폐암과 항암제 연구개발에 전문성을 갖춘 얀센의 파트너가 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예전에는 치료비가 많이 들어 시장성이 큰 항암제를 중심으로 한 번에 금액이 큰 기술수출 계약을 따내는 데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기술수출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며 “그간 제약업계의 지속적인 R&D 투자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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