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잘나가는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처분했다.

지난 14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업무용 부동산 및 금융상품 등 자산 처분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524억원으로 전년 299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유휴 부동산을 비롯 투자 목적으로 보유했던 해외기업 지분도 팔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처분한 유무형 자산 규모는 192억원으로 전년도 처분액이 5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했다.

매각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던 용인 구공장 부지를 매각한게 요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7년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수자인 용인뉴스테이에 1800억원에 부지를 되팔수 있는 풋백옵션을 부여했으나 행사하지 않아 지난해 매각 처리를 완료했다.

지난 2015년부터 투자했던 호주 바이오기업 엘라스타젠 지분 7.1% 전량 매각하는 등 지난해 지분상품 처분으로 91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들어왔다.

투자부동산 20억원, 당기손익 공정가치금융자산 및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 215억원 등을 처분했다.

실적부진으로 영업 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전년도에 사옥을 지으면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현금성 자산을 비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7년 신사옥을 짓는 과정에서 건설중인 자산이 대폭 늘어난 탓에 유형자산 취득액은 8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 2018년 유형자산 취득액은 4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 줄었지만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의 절반을 유형자산에 투자했다.

실적부진과 투자로 지난 1년간 늘어난 현금성 자산은 898억원으로 전년도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샵 실적 악화와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확대 탓에 업계 1위 자리까지 LG생활건강에 내줘야했다.

이에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 MOU 철회, 각종 후원 중단 등 현금유출을 막고 보유 현금을 늘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현금성자산은 7000억원을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자사주매입 등을 발표한 만큼 이를 위한 재원 확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주주가치제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속되는 실적 저하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위한 현금보유고를 늘리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투자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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