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와 국내외 법적 다툼에도 나보타의 북미 중심 해외시장 진출 속도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올해로 해외 진출 15년을 맞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 균주논란에도 나보타의 북미 시장 확대 전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는 균주논란이 대웅제약의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업계의 전망과 달리 미국 현지 소송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업계 중 가장 많은 8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할 정도로 그동안 현지시장 진출 기반을 다져온 만큼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여진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보툴리눔톡신 제제 '주보(한국 제품명 나보타)를 공식 출시했다.
주보는 국산 보툴리톡신 제제 가운데 최초로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적응증(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진단)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주보의 미국 판매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맡는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8월 캐나다로부터 최종 판매허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 2월 미국 에서도 승인을 받아 북미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대웅제약은 한발 더 나아가 유럽에서도 나보타의 판매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나보타의 유럽 제품명은 ‘누시바’다. 지난 4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누시바에 대해 ‘허가승인 권고’를 내린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 세계 2조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미용성형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유럽 시장 진입에 따른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혁신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순위 '톱50' 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외에도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APA 차세대 항궤양제, PRS 섬유증치료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 혁신신약 개발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4조원 규모의 안구건조증 시장이 대표적이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이달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에 기대가 높다.
북미와 유럽시장 이외에도 신흥국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최초로 조인트벤처인 바이오의약품 센터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이슬람 문화권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현재 할랄(무슬림용)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고 이슬람 국가 진출을 통해 3600억원 규모의 중동 시장에서 매출 비중을 10% 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2004년 베트남을 필두로 2006년 중국에 지사를 설립해 신규 지역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ICT 소송결과다. 균주 논란이 이 모든 것을 한번에 뒤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웅제약이 소송에서 진다면 이번 북미진출이 물 건너 갈 수 있다.
앞서 메디톡스는 올해 2월 메디톡스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대웅제약과 미국 법인인 에볼루스를 ITC에 제소했다.
그동안 훔진 균주와 제조기술로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제조했다는 게 메디톡스측의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자사의 균주는 마구간의 흙에서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의 균주와 염기서열이 같을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만약 염기서열이 같다면 나보타의 균주는 메디톡스 것이란 얘기가 되고 대웅제약은 이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배상해야 한다.
또 북미시장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