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춘추전국시대 구도를 벗어나지 못한 간편결제(페이) 시장에 왕좌의 게임이 시작됐다.

2014년 태동한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은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함께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금융감독원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결제금액은 80조1453억원으로, 2016년(26조8808억원) 대비 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8억5000만건에서 23억8000만건으로 2.8배 성장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초기인 만큼 판도 변화가 무쌍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오프라인 부문의 절대 강자 삼성페이와 무섭게 성장한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시장까지 진출한 페이코와 네이버페이가 1강 3중 구도를 구성했다.

이중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은주(34)씨는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법 먹고 난 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대중교통을 탈 때도 지갑이나 실물 카드를 꺼내지 않고 핸드폰에 등록된 삼성페이 서비스로 결제한다"고 말했다.

◇ 삼성페이 독주를 막아라

삼성페이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에서 떨어져 나와 전용 앱을 선보였다.

30일 출시된 카카오페이 앱은 결제에 초점을 맞춘 화면 구성이 눈에 띈다. 앱을 켜는 순간 QR결제가 가능하도록 QR스캐너, QR코드, 바코드를 첫 화면에 배치했다. 결제 바코드를 옆으로 밀면 멤버십 바코드가 나타나 포인트 적립과 송금 받기가 가능하다.

또 카카오페이는 투자, 보험, 통합조회 등으로 포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서비스는 간편결제와 송금, 환전, 공과금 청구와 납부 등인데, 여기에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별도 앱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며 “누구에게나 손쉬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색깔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후광을 업고 온라인에서 네이버쇼핑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네이버에서 쇼핑할 때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구매 적립금 이외에 플러스 적립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추가 포인트 적립은 외부 가맹점도 네이버를 경유해 결제가 이뤄지면 혜택이 적용된다.

NHN엔터테인먼트 계열 페이코는 지난해 삼성페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능을 탑재해 오프라인 결제처를 늘렸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거래액 7조2000억원을 달성, 연말까지 8조5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 제로페이-SK페이, 신흥강자 급부상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가 주도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SK그룹이 계열사 11번가에서 사용했던 11페이(전 시럽페이)와 SK텔레콤의 멤버십 기반 간편결제 ‘T페이’를 통합해 ‘SK페이’를 상반기 중 출시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SK 관계자는 “단순히 11번가나 오프라인 가맹점뿐 아니라 SK페이로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하면 할인해주는 프로그램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지원 성격이 강한 제로페이는 가맹점 수수료 0%와 소득공제 40%의 당근을 내밀었다. 다만, 이미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의 영향력이 막강한 데다 제로페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 자력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돈을 미리 충전하고 쓰니 돈이 모자라면 결제가 안 되는 불편이 있었는데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나 후불형 교통카드처럼 소액이지만 신용공여 기능까지 허용되면 간편결제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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