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국내시장에서 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신차를 속속 출시하는 한편, 하반기 ‘혈투’를 앞두고 경쟁사를 견제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4년 3만3000대에 불과했던 소형 SUV 판매량은 2018년 15만3000대를 기록, 4년 만에 4.6배 증가했다.
소형 세단 대신 실용성과 디자인까지 갖춘 소형 SUV를 생애 첫차로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소형 SUV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소형 SUV 시장은 국산차 업체의 점유율이 높은데 후발 주자들 역시 소형 SUV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 기아차 '셀토스', 소형 SUV 왕좌 재도전
기아자동차의 새 소형 SUV ‘셀토스’ 출시가 임박했다.
기아차는 과거 ‘스토닉’으로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코나와 티볼리 등 경쟁차량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셀토스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18일 기아차에 따르면 셀토스가 20일 인도 법인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기아치는 유튜브 공식채널 등을 통해 셀토스 언베일링(공개) 행사날짜를 알렸다.
기아차는 이르면 6월 말 국내에서 셀토스의 사전계약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출시일은 7월로 예정됐다.
현재까지 셀토스의 전장(차량 길이)과 전폭(차량 너비), 전고(차량 높이), 출력, 토크 등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광고촬영중인 셀토스의 모습이 포착돼 유출된 사진에 따르면 셀토스는 코나와 티볼리보다 크게 디자인됐다.
기아차 홈페이지에서도 크기를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기아차는 최근 차량모델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니로와 스포티지 중간에 셀토스를 끼워 넣었다. 기아차가 대략적으로 차량의 전장에 따라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셀토스가 니로보다는 크고 스포티지보다는 작은 크기로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기아차는 셀토스가 과거 스토닉의 실패를 만회하고 소형 SUV시장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을 기대한다. 차량 크기를 키우고 첨단 사양을 대거 적용했을 가능성이 커 소비자의 반응이 스토닉과는 다를 수도 있다.
기아차가 완전히 새로운 차를 소형 SUV 시장에 내놓는 것은 2017년 7월 스토닉 출시 이후 약 2년 만이다.
기아차가 셀토스의 크기를 경쟁차량들보다도 크게 디자인한 것은 소형 SUV이면서도 넉넉한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토닉의 크기가 코나와 티볼리보다 작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밖에도 사운드 무드램프와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하이클래스 SUV’라는 이미지로 셀토스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셀토스의 크기나 ‘하이클래스 SUV’라는 홍보문구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판매가가 스토닉과 스포티지보다 비싸게 책정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주류를 이룬다.
1천만 원대 후반에서 2천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코나와 티볼리보다 최소 100만 원에서 300~400만 원 이상 비싸진다. 가격이 판매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는 셈이다.
◇ 티볼리vs 코나... 왕관 수성 or 탈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1분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 자료를 보면 소형 SUV 부문에서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9391대가 팔려 1위를 고수했다. 현대자동차 코나의 1분기 판매량은 8794대로 티볼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지지난해에는 코나가 5만468대로 4만3897대에 그친 티볼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었다.
쌍용차 부활을 이끄는 티볼리는 2015년 출시됐지만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시 첫해 4만5021대가 팔렸고, 2016년과 2017년에는 2년 연속으로 5만대 넘게 판매됐다. 인기 요인은 소비자 요구에 맞출 수 있게 티볼리의 차종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나의 판매량은 최근 전기차 모델이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코나는 국내에서 4529대가 팔렸는데 그중 코나 일렉트릭이 2151대로 48%에 달하는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보조금을 받으면 2500만원대에 살 수 있고, 1회 충전으로 최대 406㎞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 하반기, 신차출시 잇따라·수입차도 경쟁 불붙어
소형 SU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현대·기아차는 새로운 소형 SUV의 출시가 예고했다.
현대차는 오는 7월 코나보다 더 작은 초소형 SUV 베뉴를 국내에 출시한다. 1.6L 가솔린 엔진이 적용돼 아반떼와 비슷한 주행 성능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1860만원부터 팔리는 코나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나올 예정이다. 쌍용차는 신차 공세에 맞서 올해 하반기 티볼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소형 SUV 강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쌍용차는 3년 만에 선보일 티볼리에 신차급 변화를 줄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새 소형 SUV를 출시하면서 판매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렉서스는 자사 최초의 소형 SUV인 'UX'를 지난 3월 말 국내에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UX는 공인 복합 연비가 L당 16.7㎞로 높은 연료 효율성이 강점이다. 지프도 소형 SUV인 '뉴 지프 레니게이드' 부분 변경 모델을 최근 출시했다. 9단 자동변속기와 지형 설정 시스템이 적용돼 다양한 도로 상황과 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차량이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